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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광 폴리실리콘시장 ‘치킨게임’ 어디까지…
“경쟁력 높이자”업체들 생산확대…공급과잉·시장포화 원가 못건져


태양광발전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시장이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시장 포화 상태인데도,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너도나도 생산능력을 키우는 양상이다. 판매단가가 생산원가보다 낮은 기형적인 구조도 폴리실리콘 회사들을 서서히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4일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전주보다 0.24% 떨어진 1㎏당 16.58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초 22.6달러까지 올랐던 가격이 공급과잉 속에서 하락을 거듭, 1㎏당 17달러선까지 무너졌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의 핵심소재로 태양광 업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현재 국내 업체들의 폴리실리콘 생산원가 가격은 1㎏당 20~25달러선.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다. 실제로 국내 폴리실리콘 1위 제조업체인 OCI는 지난해 폴리실리콘 부문에서만 약 1000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서서히 손을 떼는 회사도 여럿이다. LG화학의 조석제 사장은 “수년간 보류해 온 폴리실리콘 투자는 내부적으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CC, 웅진폴리실리콘은 아예 공장을 멈춰세웠다.

반면 OCI와 한화케미칼 등은 원가경쟁력을 낮추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과잉이 계속되고 있어 품질경쟁력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공장증설, 공장설비개선으로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OCI는 올 4월부터 군산 폴리실리콘 증설공사를 마치고 4만2000t의 연간 생산능력을 5만2000t까지 키웠다. 한화케미칼도 기존 설비를 개선해 올 하반기부터 1만t에서 1만5000t으로 생산능력이 확대된다. 독일의 바커는 설비개선을 통해 5만2000톤에서 6만t으로 생산량을 늘렸다. 올해 중국 등지에서 태양광 수요가 늘어나는 전망이지만, 폴리실리콘 공급량도 함께 증가해 ‘볕들 날’은 여전히 요원하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강정화 선임연구원은 “올해 폴리실리콘 수요량은 29만t정도에 불과해서 약 6만t의 폴리실리콘이 더 남아돌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 곽진희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필요량만큼 증설물량도 늘어났다. 올해도 폴리실리콘 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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