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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회장 와병 1년] 삼성 지배구조 개편은 어디까지 왔나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공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향후 그룹지배구조가 어떻게 개편될지 관심대상이다. 이는 사업 재편 및 승계 구도와도 밀접하게 맞물리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2013년 하반기부터 사업구조를 줄곧 뜯어 고쳤다. 계열사끼리 나누고, 합친데 데 이어 한화와의 ‘빅딜’도 실행했다.

최근 재계에서는 SK, 한진, 대림 등 다른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삼성도 지주사 전환 전략을 비롯해 ‘큰그림’을 그릴 때가 다가온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사업구조 재편의 시발점은 2013년 9월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인수 결정으로 볼 수 있다. 그해 연말까지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합병, 에스원의 삼성에버랜드 건물관리사업 인수, 삼성에버랜드의 급식·식자재 사업 분리와 삼성웰스토리 설립 등 일련의 작업이 숨가쁘게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굵직한 계열사 합병·상장이 진행됐고 석유화학·방산부문 빅딜로 방점을 찍었다. 작년 3월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발표에 이어 삼성SDS가 상장을 공식화하고 6월에는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계획이 발표됐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7월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꿨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개사를 한화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유일하게 실패한 재편 작업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다.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예정 한도액을 초과하면서 작년 11월 합병이 무산됐다. 최근 합병을 재추진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는 “합병 재추진 계획이 없다”는 답변이 나왔다.

삼성그룹 여러 계열사에 30개가 넘을 만큼 복잡하게 얽혀 있던 순환출자 고리는현재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단순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더불어 오너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상장 후 보호예수기간(6개월) 만료를 앞둔 시점도 지분 변화를 포함한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0.57%에 불과하다. 하지만 제일모직에는 23.24%, 삼성SDS에는 11.25%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은 제일모직 지분 7.75%, 삼성SDS 지분 3.9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성SDS는 오는 14일, 제일모직은 다음달 18일로 의무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다.

의무 보호예수란 인수·합병·유상증자가 이뤄진 기업의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주주 등이 일정기간 보유지분을 매매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6개월이 지나면 보호예수가 풀려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팔아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 지분율을 늘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전혀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게 삼성 측 반응이다.

제일모직의 경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고, 지주사 전환의 중심에 설 수 있는 회사라서 삼성SDS와는 사정이 다르다.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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