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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통법이 만든 경쟁 사라진 시장…소비자는 10만원씩 손해봤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2014년 2월 11일 새벽, 지하철역 동대문역 10번 출구 앞에는 츄리닝 바지에 두툼한 오리털파카를 입은 젊은 남녀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줄은 300m 떨어진 골목을 넘어까지 이어졌다. 그 줄은 이통 3사의 로고가 선명하게 빛나던 한 매장에서 끝났다. 그곳에는 한 손에 갤럭시 노트3와 아이폰5S를 들고 만족한 표정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15년 2월, 최신 스마트폰을 싸게 사는 것은 불가능했다. 온라인을 뒤지고, 밴드에 가입해도, 동내 매장 이곳저곳을 누벼도 가격은 똑같다. 그나마 조금 싸게 파는 곳도 폰파라치덕에 문을 닫기 일쑤다. 단말기유통법이 만든 경쟁이 사라진 시장의 모습이다. 

지난해 2월 11일 새벽 동대문에 위치한 한 스마트폰 매장은 갤럭시 노트3와 아이폰5S를 싸게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시내 주요 스마트폰 매장들은 이통사들의 늘어난 마케팅 비용을 이용, 평소보다 몇 십만원 저렴하게 최신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28일 LG유플러스는 1547억원의 영업수익을 내용으로 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36.7%가 늘어난 수치다.

영업수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 비용은 반대로 크게 줄었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마케팅 비용은 단말기 유통법 시행에 따른 인당 가입자 유치비용 하향 안정화로 5038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금액으로는 약 500억원이나 절약했다.

치열한 시장 경쟁이 사라지자 생겨난 모습이다. 500억원의 돈은 약 5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LG유플러스 1분기 신규 가입자 1명 당 1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경쟁이 치열했던 지난해 1분기라면 고객 또는 판매상에게 돌아가야 할 10만원의 돈이 그대로 이통사에 남아 영업이익으로 나타났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지난해 2월 11일 새벽 동대문에 위치한 한 스마트폰 매장은 갤럭시 노트3와 아이폰5S를 싸게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시내 주요 스마트폰 매장들은 이통사들의 늘어난 마케팅 비용을 이용, 평소보다 몇 십만원 저렴하게 최신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LG유플러스는 “무선 수익은 LTE 가입자 증가에 따른 서비스 수익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한 1조2986억원을 달성했다”며 “특히 고객당 매출을 의미하는 ARPU가 늘며 무선 서비스 수익이 4.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1분기 마케팅 비용은 단말기 유통법 시행에 따른 인당 가입자 유치비용 하향 안정화로 5038억 원을 기록했다. 단통법이 처음으로 시행됐던 지난 4분기보다도 2.8%나 줄어든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는 이통 3사가 고객을 단 한명이라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했던 때”라며 “이번 1분기는 반대로 보조금을 통한 경쟁이 거의 불가능했던 시장”이라고 1년사이 극과 극으로 달라진 이동통신 시장 환경을 설명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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