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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1분기 우울한 성적표…조선업계 L자 침체 우려
세계 선박발주 47%나 격감…국내 수주물량 절반 못미쳐


조선업계 불황의 골은 깊었다. 올 1분기에는 지난해 어닝쇼크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본격적인 실적 반등은 시기상조라는 관측이다. L자형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다만 이달 이후 국내조선업체가 강점을 보이는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의 발주가 이어진다는 점과 해양플랜트사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점은 청신호다. 시장 일각에서는 조선업체가 하반기 들어 완만한 실적개선세를 보일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힘겨운 선두 수성=글로벌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의 4월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은 총 560만CGT(가치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나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국내 조선업체가 수주한 물량은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230만CGT다. 중국과 일본 조선사는 각각 130만CGT, 160만CGT의 수주량을 기록했다. 중국 조선사의 주종목인 벌크선 시황이 악화하면서 1분기 ‘조선강국’의 자리를 어렵사리 지키긴 했지만, 엔저 앞세운 일본 조선사의 추격 속도는 더욱 빨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서 부동의 세계 1위를 지켜왔던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도 업계 3위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3월말 기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수주잔량은 100척, 489만6000CGT로 전월보다 13만CGT가 줄어들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수주잔량이 500만CGT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13년 4월 이후 약 2년만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사의 신규 선박 발주 감소와 중ㆍ일 조선업체의 맹추격이라는 악재가 이중으로 겹친 탓이 크다”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줄어드니, 곳간에 쌓아놓은 비축 식량만 소비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L자 침체 우려=조선 빅3의 1분기 성적표는 시장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약세와 후판 등 원자재값 하락 등이 수익성에 보탬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1분기 매출은 12조 4234억원, 영업적자는 29억원 가량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1500억원 가량 반영됐지만 각 사업부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안정화 기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단 뚜렷한 반등은 체질개선작업과 수주량 회복 등이 선결돼야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26.40% 감소한 1125억원으로 예측됐다. 1분기 수주가 부진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대우조선은 최근 사장 선임문제로 내홍을 겪으면서 1분기 수주는 전년동기대비 19.54% 줄어든 14억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 수주에서 유일하게 선전한 삼성중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권도경ㆍ이슬기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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