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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완종 입법활동에도 ‘충청인맥’ 끈끈 확인
-최대 조력자는 이명수, 이인제 의원

-경남기업 워크아웃 신청 한 달 전 발의된 자산유동화 법률 개정안 주목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충청권 마당발’로 알려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국회의원 활동(충남 서산ㆍ태안) 당시 대표발의한 대부분의 법안에 충청권 의원들이 공동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청권 의원들이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성 전 회장 구명을 요청할 정도로 이들 사이의 끈끈한 관계가 발의된 법안에도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1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이 19대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대표로 발의한 법안은 총 26건이었다. 이 중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제외한 나머지 25건의 모든 법안 공동서명자에 충청권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포함됐다. 성 전 회장 이름으로 처리된 법안 9건에는 모두 충청권 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국회의원이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포함 총 10명 이상의 의원 서명이 있어야 한다. 통상 의원들이 법안에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는 친소 관계가 주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충청포럼 회장을 역임하며 쌓아 온 성 전 회장의 인맥이 법안 발의에도 발휘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역 의원 기준 성 전 회장이 발의한 법안에 가장 많이 서명한 사람은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으로 총 12건의 법안에 서명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충남 논산ㆍ계룡ㆍ금산)은 11건을 서명해 그 뒤를 이었다.

두 명의 의원은 새누리당과 합당 전 선진통일당에 소속된 당시 성 전 회장과 인연을 쌓았다. 18대부터 선진통일당(옛 자유선진당)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한 이 의원은 성 전 회장이 19대 국회에 입성하면서 같은 당에서 만났고, 이 최고위원은 성 전 회장이 2012년 선진통일당 원내대표였을 때 당 대표로 활동했다. 이 최고위원은 현역 정치인 중 유일하게 성 전 회장 영결식에 참석할 정도로 깊은 친분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태흠 의원과 (충남 보령ㆍ서천) 국회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ㆍ예산)이 각각 10건씩 서명했다. 이완구 국무총리(충남 부여ㆍ청양)도 5건의 법안에 서명했다.

성 전 회장이 발의한 법안 중 주목되는 부분은 2013년 9월 제출된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은 신용도가 낮은 법인도 우량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자산유동화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신용도가 우량한 법인이라는 요건’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직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지만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회사, 공기업, 신용등급 BBB 이상 기업에만 허용되던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이 신용등급 BB 이상 기업에도 허용된다.

이 개정안은 경남기업의 2013년 10월 워크아웃 신청 한 달 전에 발의됐다. 경남기업은 당시 ABS 등을 통해 차입금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신용등급이 떨어져 계획에 차질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 경남기업의 신용등급은 BBB-에서 BB+로 내려갔다. 결국 성 전 회장이 의원으로 있으면서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기업의 회생을 위한 ‘목적’으로 법안을 발의했다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법안의 공동서명자 중 성 전 회장을 제외한 9명 중 4명이 충청권 의원이다. 새누리당 김동완(충남 당진시) 의원과 함께 이명수, 김태흠, 홍문표 의원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들은 당시 경남기업과의 연관성까지 인지하지는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명수 의원은 “서명을 해주지만 법안을 다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만약 경남기업과 관련된다는 의혹이 있었다면 당연히 서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흠 의원도 “법안 발의 한 달 뒤 워크아웃을 신청할 줄 알았다면 서명을 해줬겠냐”고 반문한뒤 “만약 지금 그런 상황을 고려했다면 결정을 달리했겠지만 당시에는 경영이 어려운 기업들에 자금융통의 걸림돌을 해소해주자는 취지에 동의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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