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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한국대사관 피격 왜, IS 韓 겨냥, 단순 위협?
-40여발 초소로 집중 사격…경비인력 노린 것 관측도
-리비아 정부 위협 목적 분석도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리비아 한국대사관 피격 사건과 관련,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이슬람국가(IS) 리비아 지부가 본인의 소행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왜 한국대사관을 노렸는지 명확하지 않다. 대사관 침입을 시도하거나 한국인을 겨냥한 정황이 보이지 않아 한국을 노렸다기보다는 경비원을 살해하려 했거나 리비아 정부를 위협하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외교부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리비아 트리폴리 주재 한국대사관에 기습공격을 가한 무장괴한 세력은 지난 12일(현지시각) 오전 1시 20분께 한국대사관 앞에서 기관총 40여발을 난사하고서 도주했다. 


사건 발생 직후 IS 리비아 트리폴리 지부를 자처하는 단체가 트위터를 통해 아랍어로 “IS군이 한국대사관 경비 2명을 제거했다”며 범행을 주장했다. 사건 당시 우리 외교관 2명과 행정원 1명 등은 대사관 내 별채에 있는 대사관저에 취침 중이었고 피해는 입지 않았다.

관건은 이들의 범행 동기다. IS 단체가 범행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한국을 겨냥했다고 보기엔 애매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우선 기존 IS 공격과 질적으로 다르다. 트리폴리 내 외국 공관에 대한 공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11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대사관이 IS 공격을 받았고, 2월 말에는 이란 대사관이 공격받았다. 이들 대사관은 차량 폭탄 테러나 폭발물을 공관 옆에 심는 수법으로 대사관을 공격했다. 폭발로 대규모 피해를 노린 공격이다.

이번 한국대사관 공격은 40여발을 초소로 집중해 사격했다. 한국대사관을 노렸다기보단 초소를 노렸다고 보일 정도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초소박스를 향해 난사했고 폭발물 등도 없었다. 대사관 외벽을 제외하면 (한국 측의) 피해가 없다”고 전했다.

총격 시간도 새벽 1시 20분으로, 사실상 초소 경비원밖에 접할 수 없는 시간대였다. 한국 등 특정국이 아닌 외국공관에 배치된 리비아 정부의 경비인력 자체를 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즉, 한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 리비아 정부를 겨냥했다는 의미이다. 기존에도 IS 단체는 왕왕 경찰이나 군인 등 공권력을 공격해 대외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피격 정황을 볼 때 경비원과의 개인적인 원한 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유나 의도가 분명치 않다. 범행을 주장하는 IS 트리폴리 지부도 실체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트리폴리 내 공관원을 모두 임시 철수시켜 공관을 일시적으로 재배치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리비아 내 불안이 심각해지면서 작년 7월 현지 주재 공관원 일부를 인접국인 튀니지로 임시 철수시켜 트리폴리 공관원과 2주 간격으로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남아 있는 40여명의 교민에게도 철수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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