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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춘 “성완종 원망스럽다…특검이든 검찰조사든 당당히 협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김기춘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은 13일 “특검이든 검찰이든 당당하게 협조해 누명을 벗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 “어떤 수사든 진상 확인을 위한 당국의 노력이 있으면 당당하게 협조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실장은 현직에 있을 땐 언론 노출을 극히 꺼렸지만, 파문이 불거진 지난 10일부턴 각종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적극 피력하고 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자살 직전인 지난 9일 오전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2006년 9월, 미화 10만 달러를 김 전 실장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다. 또 숨을 거둔 성 전 회장의 호주머니에선 김 전 실장의 이름 옆에 ‘10만 달러, 2006.9.27日 독일 벨기에 조선일보’라고 씌인 이른바 ‘금품메모’가 다른 유력 정치인의 이름ㆍ금액과 함께 적혀 있어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실장은 “보도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근거가 전혀 없는 허위 내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금품 메모’에 9월 26일이라고 적힌 것과 관련, “9월 26일이 돈 준 날짜가 아니고 신문기사 날짜라는데 상식적으로 돈을 준 날짜를 적어야지 왜 신문기사 날짜를 적습니까”라며 “작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자신을 거론하며 “이 양반, 그 때 야인으로 놀고 계셨다”고 한 대목과 관련해선 “그 당시 저는 야인이 아니었고 국회의원이었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2006년 9월에 벨기에ㆍ독일 출장은 사실이라고 확인하고, “그 때 초청한 것은 독일의 어느 유수한 재단이다. 거기에서 전부 항공료라든가 숙박비 등을 부담을 했고, 초청을 받아 간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약간의 노자를 갖고 제가 제 개인 돈으로 환전해 갔기 때문에 이 얘기를 듣는 제3자들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그것이 제가 참 곤혹스러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공안검사 경력이 있고,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법사위원장으로서 소추위원 역할을 했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 하에서 아무 영향력이 없는 야당위원이었고 사실 성 회장이 이용할만한 가치도 없었는데 무엇 때문에 저에게 거금의 여비를 줬겠습니까”라면서 “저는 출국 직전인 9월 23일에 출국했기 때문에 9월 21일에 제 통장에서 5000유로를 바꿔 가지고 노자로 가져간 환전기록이 그 묵은 서류 뭉치 속에 있는 걸 발견했다. 10만불이나 받았다면 제가 제 돈으로 환전할 필요가 있었겠습니까”라고 했다.

김 전 실장은 성 전 회장이 죽음을 결심하면서 거짓을 기록했겠냐는 질문에 “고인과 상대해서 진실게임을 벌이는 것이 곤혹스럽기 짝이 없습니다만 그러나 진실은 하나님이 알 것”이라며 “이 문제에 관한 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만달러의 ‘배달사고’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성 전 회장의 구명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성 전 회장으로부터 직접 어떤 도움이나 전화 요청을 받은 바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성 회장을 아는 국회의원으로부터 검찰에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좀 표명해달라는 간접적인 연락은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밖에 나와 있는 저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었고 제가 이 사건에 개입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아서 아무런 도움도 드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깊은 인간관계도 아닌 성 전 회장이 구명요청을 한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하자, “깊은 인간관계가 없어도 그런 막다른 어려운 처지에 처하면 평소에 안면 있고 하니까 뭔가 또 (비서)실장도 했기 때문에 또 제가 검찰 출신이기 때문에 뭔가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차원에서 백방으로 노력한 일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성완종 리스트’에 1ㆍ2ㆍ3대 비서실장 이름이 다 들어가 있는 것과 관련 “마음이 많이 아프겠다”고 하자 “그렇다”고 답한 뒤 “지금 생존해 계시다면 당당하게 대면해서 자초지종의 진실을 밝히겠는데 이렇게 하고 떠나버리셨기 때문에 망자와 깊은 얘기를 할 수도 없고 곤혹스러울 뿐만 아니라 원망스럽기도 하다”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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