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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일파만파 성 전회장 죽음, 한치 의혹도 남아선 안돼
해외 자원개발 비리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또 다시 강압 표적수사 논란이 불거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여론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욱이 성 전 회장이 자살 직전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허태열ㆍ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거액을 전달한 사실을 폭로해 그 파장의 끝이 어디가 될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검찰은 이번 자원외교 비리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성 전 회장은 자원외교 비리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800억원대의 사기대출과 250억원의 회사 돈 횡령, 9500억원대의 분식 회계 등의 혐의로 9일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를 앞 둔 상태였다. 그의 자살로 경남기업측이 광물자원공사 등 자원공기업과 금융당국, 정치권 등에 전방위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더 이상 수사 진전이 어렵게 된 것이다.

정치권 역시 불똥이 어디로 튈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 정부 실세 권력자에게 지난 2006년과 2007년 거액의 정치자금 전달했다는 언급 자체만 해도 메가톤급 폭발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발설자의 자살로 사실 여부 확인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가 요구된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의 불행과 관계없이 비리를 바로 잡는 일이 지장을 받아서는 안된다. 자원외교 비리는 국가 재정은 물론 국민경제에 심대한 부담을 주는 중차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의 수사 방식은 차제에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근 1년간 검찰의 수사를 받던 중 자살을 시도한 경우가 11명이며 이 가운데 8명이 숨졌다고 한다. 검찰 수사 방식과 범죄 피의자 관리에 문제가 적지않다는 증거다. 성 회장 역시 자살 전날 기자회견에서 “법과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해외 자원개발을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표적 수사에 대한 강한 반발로 해석된다.

지난달 이완구 총리의 ‘부정부패척결 담화’ 발표 후 진행되고 있는 포스코, 경남기업 등에 대한 수사 역시 표적 의혹을 주기에 충분하다. 검찰은 분명한 위법 사실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합당한 형벌과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본령이다. 정치권 굴뚝 연기를 쫓다보면 수사의 정당성을 의심받게 된다. 나올 때까지 이것 저것을 파헤치는 먼지털이식 수사는검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다. 모욕적인 언사 등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수사 관행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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