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주식 오래 보유한 주주(오너 등)에 의결권ㆍ배당 더 주자’…한경연 주장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주식 오래 보유하는 주주에게 인센티브를 주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식 장기보유를 유도하기 위해 내놓은 주장이다. 만약 이 주장이 정책에 반영된다면 최대주주 등 기업 총수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일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 도입에 대한 회사법적 검토’ 보고서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이 단기이익을 얻기 위한 투자에 집중돼 있다”며 국가별주식보유 기간 순위을 공개했다.

세계은행(WB)의 집계에 따르면 거래회전율을 역으로 환산한 평균 주식보유기간은 2012년을 기준으로 한국 주식시장이 8.6개월이다. 한경연은 이를 순위로 해석해 이탈리아 7.2개월, 중국 7.3개월,사우디 아라비아 8.3개월에 이어 네 번째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평균 주식보유 기간이 27.9개월로 한국보다 3배 가까이 길었다고도 소개했다. 이밖에도 일본 12.1개월, 영국 14.3개월, 프랑스 18.2개월 등의 주요국이 1년을 넘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주식시장인 미국(9.7개월)과는 단 한 달 차이만 날 뿐이다.

한경연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평균 주식보유 기간을 보더라도 한국이 7.2개월로이탈리아 6.3개월, 중국 7.0개월 다음으로 세 번째로 짧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역시 세계 최대 주식시장인 미국은 7.2개월로 우리와 같았다.

김수연 한경연 연구원은 “주식보유기간이 짧다는 것은 주주가 회사의성장보다 단기이익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단기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연구개발(R&D) 등 사업에 대한 투자가 제한될 뿐 아니라 기업의 성장 가능성도 해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주주들의 단기성과 요구를 충족시키려고 단시안적인 사업활동에만 치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투자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주식의 장기보유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주식 보유 인센티브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그런데 그 내용이 2년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의결권, 이익배당금 등에서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제도다. 한경연은 프랑스에선 로레알, EDF, 그룹 세브, 에어 리퀴드 등이 2년 이상 보유한 주주들에게 이익배당금을 가중하고 두배의 의결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은 기업 자율로 이런 제도를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를 도입하려면 회사법을 고쳐야 한다. 특히 의결권의 경우, 주주평등 원칙에 따른 ‘1주 1의결권 원칙’ 때문에 현행법상 인센티브 제공이 불가능하다. 장기보유 인센티브의 최대 수혜가 최대주주 등 기업 총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개인들의 주식 환금성을 제한하면서 최대주주들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비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경연 김 연구원은 “주주들의 장기투자로 기업의 성장을 끌어내려면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제 운용이 가능하도록 회사법을 보다 유연하게 해석하고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제안했다. 아울러 “이익배당금 등을 인센티브로 삼는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제는 최근 논의되는 정부의 배당 활성화 정책의 효과적인 보완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ky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