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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완구의 ‘부정부패 발본색원’ 드라이브, 朴 의중으로 확인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때만 해도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취임 후 20여일 만에 들고 나온 ‘어젠다’였지만 이른바 ‘적폐척결’은 현 정부가 세월호 참사 이후 지속적으로 거론해 왔던 키워드여서다. 자원외교를 강력하게 추진했던 전임 이명박 정권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곤욕을 치렀던 이 총리가 명예회복과 부처 장악을 위해 꺼내든 카드라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

이런 부정부패 척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의 방향 설정은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서 출발했다는 게 확인됐다. 박 대통령이 이날 주재한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서다. 방산비리든 기업비리든 분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핵심 과제로, 범정부적 역량 집결을 주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전에 없이 강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중동4개국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공무원연금개혁ㆍ노동시장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한 뒤 부정부패를 언급했다. 각종 개혁 과제가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면, 이를 지속 가능케 하는 건 부패척결이라는 인식을 명확히 하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경제살리기에 있어서 우리가 또 방치할 수 없는 것이 부정부패”라며 “작년 12월 발족된 방산비리특별감사단과 방위사업합동수사단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우리 군의 무기 수주, 납품과 이와 관련된 각종 비리가 속속 확인되고 있어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비리들은 오랫동안 쌓여 온 심각한 적폐들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해 사리사욕을 채우려 했던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번에야 말로 비리의 뿌리를 찾아내 그 뿌리가 움켜쥐고 있는 비리의 덩어리를 들어내야 한다”며 “비단 국방 분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 켜켜이 쌓여 온 고질적인 부정부패에 대해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방위적 사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터와 세계 곳곳에서 피와 땀을 흘리면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국가기강을 흔들고 국민의 세금을 개인의 사욕을 위해 남용하는 것은 결코 있을수 없는 범죄이며 국가경제를 뒤흔드는 일”이라며 “더 이상 국민의 안전을 희생하고 혈세를 축내면서 공정한 경쟁과 보상을 왜곡하는 부정부패를 늘 그래왔던 관행이나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사업방식이다’ 이런 식으로 방치할수는 없다”고 했다. 각 계에 만연해 있는 부정부패의 싹을 자르기 위해 관행ㆍ인식의 대전환까지 도모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그는 “저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일은 척결해야한다고 생각해왔다”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짚고넘어가야 할 일”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완구 총리의 부패청산 작업에도 힘을 실어줬다. 그는 “사회에 만연된 이런 관행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 경제를 어떻게 살려냈다 하더라도 제자리걸음을 하게 될 것”이라며 “국무총리께서 추진하는 부패청산은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말고국민들과 나라 경제를 위해 사명감으로 반드시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각 부처는 향후 30년의 성장을 위한 토양을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부패척결에 범정부적인 역량을 결집해주길 바란다”고 밝혀 고강도 사정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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