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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건의 폐면역 이야기 (20)] 천식인가? 만성기침인가?

호흡기질환을 앓는 이들의 대다수가 명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몇 달, 혹은 몇 년의 시간을 허비한 다. 눈에 보이지 않는 몸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이기에 다른 질환에 비해 늦게 병원을 찾게 되는 까닭이다.

물론 증상이 위중해 숨을 쉬기에 어려움이 크며 쉴 새 없는 기침 탓에 밤잠을 설치는 경우라면 다르겠으나, 대다수는 호흡 곤란이 심하지 않으며 잔기침이 조금씩 보이니 단순한 감기로 오인해 병을 키우게 된다.

천식과 같은 만성적인 호흡기질환은 대부분 미약한 호흡곤란이나 기침, 가래 등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감기치료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잔 기침을 수주 또는 수개월간 하고 있다면 당장 전문병원을 찾아 호흡기질환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천식전문병원 등을 찾아 전문적인 검사를 받았음에도 확진을 받지 못하거나, 병원을 통한 천식치료 후에도 천식증상이 개선되지 않기도 한다. 이럴 때에는 질환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천식치료한의원을 내원하신 고령의 어르신 역시 이런 경우였다. 5~6년 전부터 시작된 기침으로 인해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동반하신 보호자 역시 걱정이 컸다. 식사를 할 때나 외부 기온이 변화할 때, 감정적인 변화가 생길 때면 기침을 하게 되는데 그 정도가 심하지는 않으나 한 번 시작하면 끝이 나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에서 각종 폐 검사를 받아봤지만 폐 청진음은 정상이었으며 특별한 진단명 또한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대학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을 4개월간 복용했지만 증상개선이 없어, 주변에 수 차례 수소문한 끝에 잠실천식한의원에 내원했다고 했다.
 
이 환자는 검사결과 폐에는 이상이 없었고, 호흡곤란을 동반하지 않으며 객담이 잘 나오지 않는 마른기침을 보이고 있었다.

특이사항으로는 5~6년 전 한쪽 부신을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한 이후 기침이 발생했다는 점과 식사와 스트레스, 기온 등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되며 가래가 뱉어질 때까지 그치지 않는 다는 점이 있었다.

이 환자의 기침은 한의학적으로 천(喘)증에 해당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천식이나 기관지천식 등과는 다른 개념이다. 기관지의 점액분비가 적어 생기는 마른기침의 범주에 해당되며. 고령으로 인한 허증이 주된 원인이다.

일반적인 천식은 기침과 호흡곤란, 천식발작, 쌕쌕 거리는 천명음을 동반하지만 한의학적인 천증의 경우 숨이 차서 헐떡이며 지속적인 기침이 나타나는 상태를 포괄적으로 포함한다.

때문에 이 환자의 경우 천자유가 아닌 폐 기능을 강화하고 신장을 보하는 천폐산을 처방했다. 2~3주간 복용하자 기존에 비해 기침 양상과 지속시간이 50%가량 개선됐다. 여러 병원을 다니며 수개월간의 치료에도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치료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었다.

빠른 치료를 위해서는 만성 기침과 천식을 좀 더 명확히 구분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환자가 가지는 증상의 특이점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만약 만성기침 중에서 가래가 잘 뱉어지지 않으며 식사, 기온 변화, 감정 변화 등에 의해 기침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면, 병원검사 상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음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무리한 후 기침이 발생했거나 만성 기침으로 진행된 경우라면 폐와 신장을 보하는 처방을 통해 면역력을 높여주어야 증상이 치료된다.

모든 치료의 시작은 정확한 진단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올바른 호흡기질환, 폐질환치료를 시행해야 증상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한편 한의사 박건은 잠실천식치료병원 프리허그한의원의 대표원장으로 기관지천식, 소아천식, 유아천식, 성인천식, 폐질환, 호흡기질환, 만성폐쇄성폐기종(COPD증상)의 치료 및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뉴스팀/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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