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Paul Allenㆍ62). 그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천재들이 모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그는 머리 좋기로 유명하다. 그는 2012년 미국 비영리단체인 슈퍼스칼라(Super Scholar)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10인’ 중 한사람으로 선정됐다. 당시 공개된 아이큐(IQ)는 170이다.
앨런은 1600점 만점인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의 동업자 빌 게이츠는 1590점이었다. 앨런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빌게이츠가 하버드대를 중퇴한 것처럼 워싱턴주립대를 2년 만에 중퇴했다.
개인 순보유 자산이 170억달러(한화 약 18조7000억원)에 달하는 그는 특히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집광이다. 그는 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NFL 시애틀 시호크스의 구단주이며, 126m 길이의 초호화 요트인 ‘옥토퍼스(Octopus)’를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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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앨런(오른쪽)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사진=게티이미지) |
그가 가장 공들이는 수집품은 전투기다. 최신 전투기가 아닌 제 2차 세계대전때 실제 소련과 독일, 일본, 연합군이 사용했던 전투기를 사들인다. 1990년대 수집을 시작해 ‘슈트르모빅’(Ilyushin IL-2M3 Sturmovik) 등 총 31대의 전투기를 갖고 있다. 소련의 전투기였던 슈트르모빅은 ‘검은죽음’이란 별명이 붙은 비행기로서, 장갑공격기로서 명성을 떨쳤다.
이런 오래된 전투기는 경매 등을 통해 거액을 들여 구했다. 2011년에는 우크라이나 공군에서 사용하던 미그(MiG)-29를 수백만달러에 구매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 지역에 자신이 수집한 전투기를 전시하는 박물관(Flying Heritage Collection)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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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련 전투기 슈트르모빅(Ilyushin IL-2M3 Sturmovik). |
앨런의 전투기에 대한 동경은 그의 아버지로 인해 시작됐다. 그의 부친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런 부친을 따라 어린 앨런은 도서관에서 전투기에 대한 책을 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실제 앨런의 부친은 1944년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보병으로 참전한 경험도 있다.
그는 최근 한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린시절 비행기 엔진과 로켓, 원자력발전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당시 하늘을 비행하는 것을 동경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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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트르모빅 앞에 서 있는 폴 앨런. |
앨런은 단순히 전투기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주 관광 시대를 열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갖고 있다.
그는 2011년 ‘스트래토란치 시스템스’(Stratolaunch Systems)를 창업했는데, 이 업체는 2016년 완성을 목표로 세계 최대(날개폭 기준) 비행기를 제작 중이다. 날개폭만 해도 미식축구 경기장 길이(110ｍ)보다 긴 118ｍ에 달해 세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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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래토란치 시스템스의 세계 최대 비행기 프로젝트. |
앨런은 이 세계 최대 비행기를 이용해 공중에서 로켓을 우주로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스트래토란치 비행기가 미국 민간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SpaceX)의 팔콘9(Falcon 9) 로켓을 3만피트(9144ｍ) 상공까지 운반한 뒤 공중에서 우주로 발사한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2002년 설립한 우주관광사업체다.
앨런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이미 수십억달러를 투자했다. 스트래토란치 비행기를 이용한 첫 로켓 발사는 2018년 예정이다.
앨런은 빌 게이츠와 함께 1975년 MS를 공동 창업했다. 1980년대 중반 경영 관점의 차이로 게이츠와 다툰 뒤 회사를 떠났지만, 그가 보유했던 MS사 지분 덕분에 그는 억만장자가 될 수 있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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