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 유명 브랜드 상품일수록 소비자들의 지갑은 쉽게 열린다. 이왕이면 잘 알려진 브랜드의 상품을 사는 것이 사람들의 흔한 소비 패턴이다. 브랜드 상표는 완벽히 꿰고 있는 반면, 그 브랜드가 누구에 의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아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다. 그런데 오늘 당신이 상품 구매에 지불한 돈은 그 브랜드의 창업자 가족에게 돌아간다.

잘 만든 브랜드 하나가 자손은 물론 때로는 국가 경제를 살리기도 한다. 오래 전 미국에서 출발한 브랜드들은 바다건너 현재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덕분에 창업자의 후손들도 풍족한 삶을 살고 있다. 식품부터 의류, 잡지까지 브랜드 하나로 100여년 째 인간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가문들을 살펴봤다.

버드와이저 맥주를 개발한 아돌프 부시의 5대손 어거스트 부시 4세(August Busch IV)

5위. 부시 가문(Busch Familyㆍ130억 달러) : 버드와이저(Budweiser)
각종 모임과 파티에서 절대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맥주다. 취한 기분을 즐기는 맥주 마니아들이라면 아돌프 부시(Adolphus Busch)에게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부시는 1876년 버드와이저 맥주를 직접 양조해 처음 선보였다. 올해 140살 된 이 맥주를 미국인들은 매년 수백만 병씩 깨끗이 비워내고 있다. 한때 맥주 금지령이 내려진 시절도 있었지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해제하면서 버드와이저 맥주는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모기업 앤호이저 부시는(Anheuser-Busch)는 2008년 벨기에 회사 인베브(InBev)에 인수됐지만 사명엔 여전히 부시라는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부시 가문의 총 자산은 130억 달러(약 14조2600억원)다.

갭의 창업자 도널드 피셔의 부인 도리스 피셔(Dorris Fisher)

6위. 피셔 가문(Fisher Familyㆍ101억 달러) : 갭(Gap)
기본 셔츠나 바지를 사러 누구나 한 번쯤 갭 매장에 들른 적이 있을 것이다. 갭은 부동산 업자 도널드 피셔(Donald Fisher)가 1969년 만든 의류 브랜드다. 미국에선 거의 모든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에 갭 매장이 하나씩 있을 만큼 미국인에겐 친숙하다. 국내에서도 주부들이 오래 전부터 해외 직구로 갭의 옷을 들여오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 3500여 개의 매장이 있으며 갭 외에도 올드 네이비(Old Navy)와 바나나 리퍼블릭(Banana Republic) 등의 자매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피셔 가문은 여전히 회사의 지분 41%를 소유한 주인이다. 그들의 자산은 101억 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존슨 앤 존슨의 창업자 로버트 우드 존슨의 증손자 우디 존슨(Woody Johnson)

7위. 존슨 앤 존슨 가문(Johnson&Johnson Familyㆍ59억 달러) : 타이레놀(Tylenol), 뉴트로지나(Neutrogena), 바이진(Visine)
타이레놀부터 뉴트로지나까지 익히 들어본 의약품들은 대부분 존슨 앤 존슨사의 제품이다. 이 거대 회사는 1886년 로버트 우드 존슨(Robert Wood Johnson)이 설립했다. 경영능력이 탁월했던 아들 로버트 우드 존슨 2세가 1932년 물려받아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놨다. 존슨 가문은 현재 59억 달러(약 6조4700억원)를 갖고 있다.

고어 텍스를 개발한 밥 고어 회장

8위. 고어 가문(Gore Familyㆍ53억 달러) : 고어 텍스(Gore-Tex)
빌(Bill)과 제네비브 고어(Genevieve Gore)부부가 1958년 델라웨어 자택 지하실에 고어 앤 어소시에이트(Gore&Associates)를 설립하며 출발했다. 고어 텍스는 이 회사의 등록상표다. 화학 박사학위를 딴 아들 밥(Bob)이 1963년부터 회사 경영에 참여해 방수기능성 조직을 개발했다. 밥은 가문의 이름을 따 고어 텍스라고 지었다. 고어 가문의 총 자산은 53억 달러(약 5조8000억원)다.

joze@heraldcorp.com

[관련기사]

잘만든 브랜드 하나 5대를 먹여살린다’,美 브랜드 창업자가문 '톱8' ②(1~4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