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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법인세 인상 안된다”…강한 전경련 닻올린 허창수號
회장 3연임 취임후 날선 발언…기업 경영여건 악화속 정치권-재계 이어줄 화합 리더십 기대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의 별명은 ‘영국신사’다. 조용하고 온화한 성품에 깔끔한 매너로 유명하다. 여간해선 주변과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런 그가 10일 전경련 회장 취임 후 최근 논란이 되는 법인세 인상론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세계적으로 (법인세 등) 세금을 낮추는 것이 추세인데,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 한국만 올린다면 기업들 경영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허 회장은 “전경련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지난 2011년 전경련 회장에 올라 이날 세번째 연임을 하기까지 ‘무난하게 조직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재계 총수들 사이에서 갈등을 잘 봉합해 잡음이 많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와의 호흡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그만큼 재계수장으로서 목소리를 내지 않아 정부와 ‘각’이 서지 않는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전경련의 흔들리는 위상에 대한 우려도 커져갔다.

장고 끝에 다시 취임대에 오른 허 회장은 분명 달라졌다. 그는 “기업 투자 확대를 가로막는 애로사항을 풀어 수출과 내수과 함께 성장하는 균형잡힌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허 회장을 둘러싼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정부, 정치권과의 관계설정이 관심거리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재계를 향해 서슬퍼런 칼날을 휘두르는 가운데, 어떻게 재계 목소리를 또렷이 대변하느냐가 관건이다. 당장 법인세 압박부터 막아내야 한다. 인허가 및 규제완화 지연, 반대기업 정서, 투자관련한 입법 지연도 풀어내야 할 숙제다.

경제상황도 만만치않다. 최근 전경련이 30대그룹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기업의 82.8%는 “구조적인 장기불황이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경영환경과 시장여건이 더 악화됐다는 의견도 55.2%에 달했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내수부진, 채산성 악화, 환율급변 등의 위험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재계는 이런 난제들을 푸는 데에는 허 회장이 누구보다 적임자라고 보고 있다. 재계, 정치권과 폭넓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화합의 리더십으로 이같은 위기를 풀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하다. 한편으로는 아우성치는 기업들을 대신해 더 날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강한 전경련’에 대한 요구도 크다. 밀려오는 파도가 큰 만큼, 더 크고 강한 돛을 달아야 할 때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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