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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김경식] 세계물포럼, 물의 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2014년을 장식했던 키워드 중에 ‘아이스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할리우드의 유명배우이자 개도국에 물을 공급하는 비영리단체(water.org) 공동 창립자인 맷 데이먼은 이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얼음물 대신 화장실 변기 물을 뒤집어쓰는 독특한 방식을 택했다. 모두가 꺼리는 오수(汚水)조차 대부분의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마시는 물보다는 나은 수준이며 현재 지구촌 많은 이웃들이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설마 마시는 물이 그 정도일까’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오염된 식수로 20초 당 1명, 하루 4200여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있는 지구촌의 현실을 생각하면 그의 말이 과장된 것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물의 오염이나 위생 뿐만 아니라 물 부족도 전세계적인 이슈다.

지난해 서울ㆍ경기ㆍ강원 영서지방의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다.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미국 캘리포니아와 미서부 곡창지대는 1200년 이래 최악의 가뭄을 맞았고, 이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물가상승과 식량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에는 10년 만에 혹독한 가뭄이 찾아와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지난해 커피원두 가격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렇듯 지난해 지구촌은 목이 타는 한해를 보냈다.

이같은 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바꾸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물 부족을 전지구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국내ㆍ외 유명인들과 기업들, 개인들의 물 절약 실천과 참여가 몇년 전부터 늘고 있다. 이들은 샤워시간을 줄이고 불필요한 물 사용을 자제하는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은 생산 단계에서부터 물을 더 적게 사용해 만든 친환경 제품과 절수형 생활용품을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소비자들의 간접적인 참여도 이끌어내고 있다.

물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식수 공급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빌 게이츠는 특수한 장치를 통해 인분을 태워 수증기를 모은 물을 마신 후 안전한 물이므로 매일 마실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 부부가 공동 설립한 재단이 저개발국에 공급하기 위해 투자한 이 특별한 장치와 ‘안전한 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나부터’ 라는 마음으로 지구촌 물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는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물을 바라보는 자세의 변화가 절실한 이때, 대구와 경북에서 ‘물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7차 세계물포럼’이 오는 4월에 개최된다. 세계물포럼은 지구촌 최대의 물 관련 국제행사로, 그동안 실질적이고 다양한 해결책을 도출한 의미있는 자리다. 특히 ‘실행’을 핵심가치로 한 이번 대회는 물 분야에 있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국내 물 산업의 발전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거대한 국제행사보다 더욱 중요하고 절실한 것은 바로 개인들이 물 문제를 바로 인식하고 생활 속에서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실행에 동참하는 일이다. 우리는 누구나 내 가족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시고, 건강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 또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과 강 주변을 산책하며 운동을 하고 사색에 잠기는 일상적인 것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이것은 자라나는 세대 역시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이며, 우리가 앞으로 지켜가야 할 미래다.

그 마음으로 지금의 물 문제를 바라보고 이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임을 인식한다면 그 일에 동참하는 것도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늘의 물 문제 해결은 미래를 위한 투자며, 이를 위한 개인 차원에서의 실행이 절실하다. 물과 관련해서도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같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캠페인이 등장해 많은 이가 생활 속에서 동참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제7차 세계물포럼이 그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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