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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주유소 휘발유값, 왜 번개같이 오를까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국제유가가 꿈틀대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이후 50% 가까이 폭락한 유가는 최근 등락을 거듭하며 조금씩 회복세를 타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주유소 휘발유값은 하루가 멀다하고 껑충껑충 뛰어오릅니다. “내릴 땐 천천히, 오를 땐 번개같이 오른다”는 불만이 터져나올 법하지요.

그러나 ‘유가 반등기에 폭리를 취한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주유소 사장님들과 정유사들은 억울한 표정이 가득합니다. 이런 휘발유값 인상폭은 철저히 시장원리에 따른 것이지, 임의로 폭리를 취한 결과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우리나라 휘발유 값은 사실 그 원료인 국제유가보다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휘발유 가격에 연동됩니다. 원료값 자체보다는 제품 수급상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면 휘발유값이 오르고, 반대의 경우 가격은 떨어지게 됩니다.

이 싱가포르 시장의 휘발유가격은 지난 1월13일 배럴당 50.7달러로 최저점을 찍고 2월10일까지 16.23달러 치솟아 올랐습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리터당 116.45원이나 오른 셈이지요. 그동안 국제유가는 등락을 거듭해 두바이유는 배럴당 43.30달러에서 55.83달러로, 리터당 총 95.78원이 올랐습니다.

즉 국제유가보다 싱가포르 시장 휘발유값이 더욱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싱가포르 휘발유값과 연동되는 국내 휘발유값이 뛰어오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논리입니다.

그렇다면 왜 싱가포르 시장 휘발유값은 국제유가보다 더 빠르게 올라가는 것일까요. 업계 관계자는 “유가하락기와 유가상승기에 트레이더들이 재고량을 조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유가하락기에는 휘발유값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최대한 제품 구입시점을 미루는 반면, 유가상승기에는 휘발유값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많은 양을 확보해두려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기 때문에 휘발유 제품가격이 국제유가보다 더 빨리 뛰어오르는 것이지요.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값은 앞으로도 더 많이, 더 빠르게 오를 것입니다. 그때마다 휘발유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가슴도 끓어오르겠지요. 주유소 사장님과 정유사들은 아마 이런 속사정을 좀 알아달라고 얘기하고 싶을 것입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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