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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기업형 임대주택, 정책 일관성 중요”
- 한국 부동산학 1세대…오동훈 서울시립대 교수
정부 청사진에 관망은 불안감 때문
임대주택 부정적 인식도 극복 과제



“한국에서 실패한 것이 교육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공이 맡아야할 것을 지나치게 민간에서 담당했기 때문이죠. 국내 임대시장이 실패한 까닭은 그 반대입니다. 주택임대는 그동안 지나치게 공공에 의해서만 공급됐어요. 그런 점에서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을 마련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오동훈(54)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한국부동산분석학회장)는 정부가 내놓은 기업형 임대주택에 대한 의견을 묻자 기다렸다는 듯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임대주택은 저렴한 주택부터 고급 주택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공공부문)의 역할과 민간의 역할이 모두 필요하다고 본다. 그는 “(민간업체의 임대주택 공급으로)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고 임대시장의 체계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제 갓 정부의 청사진이 나온 상황에서, 아직까지 건설사들 사이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각종 혜택을 약속하지만 나중에 정권이 바뀌면 정책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눈에 띄는 반응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임대주택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도 극복해야 할 문제로 지적한다. 임대주택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갈등이 불거지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행복주택 후보지로 결정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이나,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거주자들이 이웃한 임대아파트가 이름을 바꾸려는 것을 저지하고 나선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 교수는 “도시로 밀려드는 인구를 해결하기 위해서 아파트를 급속히 짓다보니 배려하는 주거문화가 형성될 시간이 부족했고 집에 ‘거주’의 의미보다는 ‘소유’와 ‘투자’의 가치를 더 크게 부여하게 됐다”며 “필요하다면 갈등을 감수하고라도 취약계층 등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은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자칭타칭 ‘부동산학 1세대’다. 외국에서 부동산 공부한 사람이 ‘가뭄에 콩 나듯’하던 시절에 미국으로 건너가 6년간 부동산을 공부하고 석ㆍ박사를 땄다. 그에겐 ‘고난의 시절’이었다. 부동산학 분야에서 기반을 닦아놓은 선배들이 없었기 때문에, 시험공부는 물론 논문작성까지 ‘개척자’가 된 기분으로 도전해야 했다.

“힘들게 공부한 대신에 취업은 쉽게 풀렸어요”라며 미소를 보인 오 교수는 지난해 12월 한국부동산분석학회 제 10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앞으로 2년간 학회를 이끌면서 시장ㆍ투자ㆍ개발ㆍ중개 등 다방면에서 시의성 있는 주제를 찾아 연구할 계획이다.

“부동산은 실용과학이자 복합과학입니다. 좋은 대학에서 공부한 우수한 학자들이 무의미한 모형만 들여다보는 게 안타까워요. 단순히 학문만 가지고 얘기하면 안 됩니다. 늘 현장을 이해하면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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