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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스크 중재자’ 메르켈에 힘실어준 오바마…왜?
“회담 실패땐 모든 옵션 고려”강경론 천명
우크라서 러시아 軍철수 압박 측면 지원
獨, 민스크협상서 유리한 카드로 활용
오바마, 무기지원 유보속 끈끈한 동맹과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민스크 4자(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모든 수단을 고려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민스크회담의 중재역을 맡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어깨에 힘이 실렸다.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무기지원에 반대하면서도 러시아에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메르켈 총리의 외교적 양면전술에 오바마 대통령이 막후에서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이번 회담에 배수의 진을 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할 수 있도록 협상카드를 마련해 준 것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회담 결과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데다, 유럽연합(EU)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조치 시행을 16일까지 유보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회담의 무게감은 더욱 커졌다.

일각에선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무산될 경우 독일 등 유럽이 미국의 무기 지원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과 더불어 러시아에 협상안 수용을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전술이라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젤라 스턴트 조지타운대 유라시아ㆍ러시아ㆍ동유럽 연구소 소장은 9일 블룸버그통신에 메르켈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는 것에 대해 명확히 반대하고 있어, 이번 사안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주저함을 반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을 철수하지 않는다면 독일도 미국의 무기지원을 지지할 수 있다며 “이는 민스크 협상에서 독일에게 나쁘지 않게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기지원을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 회담이 성과없이 끝나고 메르켈과 유럽 정상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고갈될 때까지 여러 옵션들을 유보할 것이란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모든 옵션(수단)을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다”며 “그러나 아직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고 말해 무기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메르켈 총리도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미국과 유럽의 동맹은 변함없이 계속 이어지고 굳건할 것”이라며 지지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EU 외무장관들도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인사들과 러시아인들에 대한 추가 자산동결 및 비자금지 조치를 승인했다. 그러나 시행은 회담 이후인 16일까지 유보하기로 했다. 때문에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이 지니는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협상의 성패에 대해선 자신하지 못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의 성공을 결코 확신할 수 없다”며 “스스로 이런 시도를 하지 않고는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인사는 1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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