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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외산가전의 무덤’ 日시장 빗장 풀까?
최근 스마트TV 뜨거운 반응…청소기 시장 규모도 30% 이상 성장 전망
LG전자가 ‘가전왕국’ 일본시장의 빗장을 열고 있다. 일본은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유난히 높아 ‘외산가전의 무덤’이라는 봉인이 붙은 곳으로 불려왔다. 심지어 삼성전자도 두 손을 들고 포기했다. 그런데 끈질기게 남아있던 LG전자가 시장구조 변화의 모멘텀을 적절히 활용해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LG전자 일본 법인이 올해 전략적으로 노리는 시장은 TV다. 일본의 TV 시장 규모는 전세계 시장의 약 10%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특히 일본 TV 시장은 최근 지상파 중심에서 스마트TV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교체수요가 커지며 수요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문제는 일본은 외산업체에는 살아남기힘든 ‘마의 시장’이라는 점이다. 소니 등 현지 업체가 독점하다시피해 전세계 TV 1위업체인 삼성전자도 지난 2007년 철수를 결정했다. 철수 당시 일본 TV 시장 내 삼성의 점유율은 불과 0.1%였다. 철저한 실패였던 셈이다.

하지만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철수한 후에도 끊임없이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시장 특성과 소비자 성향을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일본에 특화된 제품을 앞세워 공략할 기회를 노렸다. 물량 중심보다는 특화된 제품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게 LG전자의 전략이었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 스마트TV 시장이 막 열리면서 LG전자가 오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 TV는 사용자 환경(UI)이 직관적이어서 제품을 처음 접하는 일본 소비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어 반응이 뜨겁다. LG전자는 또 일본이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 해 게임 전용 모니터로 시장을 공략했는데, 이 역시 짭짤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전자가 TV와 함께 양대 전략 축으로 삼는 분야는 청소기다. 일본은 위생관념이 강하고 청소문화가 발달했다. 일본 소비자들은 습기가 많은 기후와 주거문화 영향으로 침구 위생에 관심이 높다. LG전자는 이를 감안해 일본에 특화된 침구청소기 ‘침구킹’과 로봇청소기를 지난 해 초 내놓았다. LG전자가 적극적으로 침구청소기 시장을 키운 덕분에 아토케어, 코스텔재팬 등 현지업체들까지 이에 가세해 올해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가 척박한 일본시장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일본 시장은 인구 수만큼이나 시장수요도 많고, 현지기업들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 업계 최신 트렌드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각 기업들이 디자인과 상품 등 최신 트렌드를 벤치마킹할 수 있어 연구소를 많이 두는 시장”이라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테스트베드로 일본을 꼽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 아이폰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로서는 결코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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