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 신동빈 회장, 이서현 사장이 ○○에 나타난 까닭은?
 -재계 3~4세 현장경영 패러다임 바꿔
-본인 브랜드 스스로 즐기는 모습...부정적 이슈엔 적극 대처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 기자] #1.지난해 연말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A백화점 매장을 찾았다. 방문은 소박했다. 빈폴 등 제일모직 브랜드 매장에서 옷을 둘러보고 만지는 모습이 평범한 쇼핑객과 다를 바 없었다. 수행원 두명이 함께 했을 뿐이다. 신경쓰지 않고 본다면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았다.

 
이서현 사장

#2.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SSG 푸드마켓’이나 신세계백화점 내에 있는 ‘베키아 앤 누보’ 등에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연휴기간에는 부산 센텀시티 점 등에 부인과 함께 나타나 쇼핑을 즐기기도 한다. 지난해 연말 재개장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연결된 ‘파미에스테이션’에는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정용진 부회장

재계 3~4세의 커뮤니케이션 행보는 아버지 세대와는 다르다. 공식석상에서 자사가 수입하는 패션브랜드를 자연스레 드러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출장 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 소통은 거리낌 없다. 해외 유명 패션잡지에 대한 관심이나 남다른 풍미의 레스토랑 소개 등 ‘맛’과 ‘멋’에 대한 고급 취향을 숨기지도 않는다.

건설이나 중공업, 화학 현장에서 벌어지던 ‘현장경영’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본인의 브랜드를 스스로 즐기는 모습은 새로운 ‘회장님 마케팅’으로 이름붙일 만하다. 또한 이 같은 소통은 젊은 상속자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누그러뜨리고자 하는 오너가의 ‘답안’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9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잠실 제 2롯데월드 97층 현장에 오른 것은 눈여겨볼만 하다. 끊임없는 안정성 논란이 일어나자 안전상황실을 찾아 보고를 받고 직접 공사중인 최상층에 올라 근로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롯데가의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신 회장이 직접 매주 한 차례는 제 2롯데월드를 방문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에 주목된다.

제 2롯데월드를 찾은 신동빈 회장

신 회장은 라이벌인 정용진 부회장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지식향연이나 SNS 등으로 대중과 자연스레 소통하는 것과 달리, 전면에 나서지 않곤 해 왔다. 롯데가가 보수적인 데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최종 의사결정권자라는 것을 반영한 때문인지 목소리를 키우지 않았다. 특히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퇴출된 것과 관련해서도 눈에 띄는 발언을 하지 않곤 했다.

때문에 신 회장의 이런 행보는 제 2롯데월드타워에 대한 세간의 불안을 잠재울 뿐 아니라 본인에 대한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룹의 부정적 이슈에 보다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 롯데가의 단일 후계자로서 인식을 심는데 나쁘지 않을 거란 설명이다.

발빠르게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한국 재계에서, ‘회장님 마케팅’은 이제부터가 시작일지 모른다.

yjsu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