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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썰렁한 ‘제2롯데월드’ 찾은 신동빈 회장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9일 낮 12시 모처럼 개장 100일을 맞은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쇼핑몰 식당가를 찾아 점심식사를 했다. 개장 초 온갖 우려에도 인파가 몰리면서 시끌벅적했던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 식당가에는 다양한 음식점이 화려한 인테리어를 뽐내며 늘어서 있지만, 가게별로 많아야 두세 자리에만 손님이 앉아 있었다. 개점 100일 이벤트로 방문객 3만명을 대상으로 경품을 나눠주는 행사가 몰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지만 대여섯명 줄을 선 게 전부였다.

현장에서 만난 제2롯데월드 관계자는 “최근 안전문제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영화관과 지하 아쿠아리움이 영업을 하지 않는 게 방문자 수가 줄어든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제2롯데월드에서 불거진 각종 안전문제로 불안을 느낀 사람들이 발길을 주저한 것도 제2롯데월드 방문객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제2롯데월드측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10월 10만 명에 달했던 하루 방문자 수는 현재 5만 명대로 줄었다. 대부분 매장의 매출은 반토막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오후 3시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예고 없이 제2롯데월드 기자실을 방문했다. 97층까지 올라간 제2롯데월드타워의 안전점검과 쇼핑몰 입점업체들의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신 회장은 ‘안전’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반복했다. “안전 점검을 위해 지난 주 주말에도 왔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들러서 안전 점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1주 단위로 불시에 점검할 계획입니다. 항상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안전을 위주로 체크하고 점검할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일하는 현장에 사장, 혹은 그보다 더 높은 회장이 ‘뜨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마디로 비상이다. 제2롯데월드 현장 관계자는 실제로 “요즘은 일상이 비상”이라고 했다. ‘회장이 이렇게까지 움직이는데 더 이상 안전사고가 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2롯데월드 관계자는 “신 회장이 현장을 돌면서 직원들에게 ‘조금의 의혹도 생기지 않도록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도 했다.

신 회장이 이날 기자실에 방문한 것은 이런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본인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안전문제를 설명하고 해명하겠다는 생각이다.

신 회장은 이날 안전과 함께 영업부진을 겪고 있는 입점 업체의 사정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수수료를 내리고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등의 대책도 적극 설명했다.

신 회장은 “영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오픈 100일 맞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영화관과 아쿠아리움이 정상화되면 매출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 영화관과 아쿠아리움이 정상적으로 문을 열 것으로 보느냐?”고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을 주저했다. 그냥 “필요한 서류를 서울시에 제출했고, 답변을 기다린다. 보완작업을 끝낸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만 했다.

아마도 제2롯데월드의 1000여개 입점업체는 대목인 설 연휴 전에 재개장 승인이 나기를 기다리겠지만, 신 회장이 내놓을 수 있는 답변은 아니었다.

제2롯데월드에 입점해 있는 입점업체는 이제 서울시의 답변만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신회장 말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측은 서울시가 요구한 보완사항을 다 이행하고, 필요한 서류도 모두 넘겼다.

서울시는 당연히 재개장 여부를 승인하기 위한 절차를 정상적으로 거쳐야 하겠지만 질질 끌 이유는 없다고 본다. 질질 끄는 건 안전에도 좋지 않고, 경제에는 더 나쁘다.

jumpcut@heraldcorp.com



9일 오후 제2롯데월드 입점업체를 방문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원과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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