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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ㆍLG전자 고가전략에 외산업체 어부지리
[헤럴드경제 = 권도경 기자] 국내 기업들이 고가 프리미엄전략을 펼치면서 내수시장의 빗장이 풀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국산과 외산의 가격대가 좁혀져자 브랜드 인지도를 가진 고급 수입제품을 선택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어서다. 전문가들은 자칫 섣부른 프리미엄전략은 기술력과 브랜드파워에서 열위에 처한 국내기업들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산값 올리니 외산 판매 훌쩍= ‘외산업체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격을 높인 프리미엄제품을 내놓자 외산가전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가격대가 비슷해지자 기술력이 뛰어난 외산가전을 선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청소기 시장에서는 2013년 하반기부터 삼성ㆍLG전자가 50만~140만원대 제품을 내놓고 프리미엄시장을 공략했다. 제자리걸음을 하던 외산업체의 판매율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이 시기다.

밀레와 지멘스 경우 2013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20%, 15% 늘었다. 일렉트로룩스는 2014년 하반기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49.27%로 급증했다. 청소기전문업체 다이슨도 지난해 전년대비 50% 가까운 판매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업체들이 200만원대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은 세탁기 시장에서도 밀레 등이 2010년 이후 매년 10~15%씩 매출성장률을 보이고있다. 


이는 내수시장을 독점하던 양사가 고가제품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가격저항력이 둔해졌기 때문이다. 자동차시장도 유사하다. 수입차업체들이 같은값이면 현대차 대신 BMW를 타겠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고들면서 내수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 애국심소비 아닌 합리적인 소비= 밀레와 지멘스, 일렉트로룩스 등 외산가전 3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두자릿수로 높여잡았다. 국내업체들이 판을 키어준 한국시장이 한번 해볼만한 시장이라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업체들의 섣부른 프리미엄전략이 외국업체들에 내수시장을 잠식하는 기회를 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력과 그에 걸맞는 가격을 가진 글로벌브랜드는 국내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즉 소비자들이 비슷한 가격이라면 브랜드와 기술력으로 정평이 난 외산 제품을 선택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전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은 셀링포인트(selling point)와 마케팅에 집중해 제품출시를 자주 하는 편이다. 이는 가격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외산업체들은 제품 출시는 빈번하진 않지만 핵심기술력을 집중보완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구한다.

외산가전 업체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높은 가격에 대한 거부감은 낮아지고 기술에 대한 눈높이는 높아졌다”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기술 이해도가 높고, 외국브랜드에 거부감이 없어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성향”이라고 말했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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