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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남주 기자의 유통이야기]롯데發‘형제의 난’을 바라보며…
역사 속에 나오는 ‘왕자의 난’ 잘 알고 계시죠? ‘왕자의 난’은 조선을 창건한 태조 이성계의 오남 이방원이 자신의 형제(왕자)들과 살육전을 통해 ‘포스트 이성계’ 자리를 차지한 사건을 말합니다. 차기 왕권을 놓고 형제끼리 칼끝을 겨눴다는 특수성 때문에 ‘왕자의 난’은 요즘도 영화나 TV드라마, 소설 등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메뉴입니다.

왕자의 난으로 대표되는 형제 간의 왕권 다툼은 역사 교과서 속의 기록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왕권이 재벌기업의 경영권이나 재산권으로 바뀌었을뿐 현대사회에도 ‘왕자의 난’을 쏙 빼닮은 재벌 오너 2ㆍ3세 형제들이 벌이는 ‘형제의 난’이 있습니다. 두산, 한화, 현대 등이 일찌감치 ‘형제의 난’을 치렀고, 삼성가 역시 25년전 선대 회장의 유산을 둘러싸고 재산권 분쟁을 겪었습니다.

그럼 ‘형제의 난’은 유통기한이 끝난 과거 완료형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재벌가에서 벌어지는 ‘형제의 난’은 진행형입니다. 실제로 효성그룹의 오너 형제간 법정싸움이 한창이고, 금호도 형제간 갈등이 여전합니다. 여기에 최근 롯데그룹까지 ‘형제의 난’에 휩싸였습니다. ‘포스트 신격호’ 자리를 놓고 후계자인 장남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맞짱을 뜨는 형국입니다. 롯데가 형제는 일거수일투족이 매스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등 단박에 대한민국 최고의 뉴스메이커가 됐습니다.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포스트 신격호’ 입지를 차지한 것 같습니다. 형인 신동주 부회장이 계열사 보직에서 무더기 해임됐기 때문입니다. 부친인 신격호 회장이 롯데그룹을 연매출 83조원 규모의 재계 4위로 끌어 올린 차남의 경영능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후계자로 낙점했다는 것이 롯데그룹을 둘러싸고 들리는 재계의 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롯데그룹발(發) 동향을 숨죽여 바라보는 기업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대표 굴뚝 업종에 몸담은 식음료 업체들입니다. ‘포스트 신격호’가 누구냐에 따라 유통업계와 식음료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롯데그룹엔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리아, 롯데아사히 등 식음료 분야에서 1ㆍ2위를 다투는 메이저급 계열사가 유난히 많습니다. 따라서 후계 구도에 따라 식음료 분야의 장단기 비전과 투자 계획 등이 크게 달라지고, 그 결과에 따른 식음료 시장의 판도변화 등 후폭풍은 불보듯 뻔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형제의 난’ 때문에 불행한 결과를 맞은 식음료 회사가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A식품은 형제간 경영권 다툼의 후유증으로 다른 대기업에 매각됐고, A사가 참여했던 관련 분야는 업체간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일대 혼란을 겪었습니다.

오래전에 창업한 회사가 많은 탓인지 롯데의 경우처럼 오너 2ㆍ3세가 후계자라는 이름을 달고 경영활동에 참여하는 식음료 업체가 의외로 많습니다. 게중엔 아직 후계구도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롯데 흐름을 주목하는 식음료 회사가 유독 많은 까닭입니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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