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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뚝뚝 떨어지는 국제 유가…건설업계 해외 사업 다각화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섰다. 아직 저유가에 따른 수주 감소 등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나 중장기 신 시장 개척이나 수주 종목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이다.

▶저유가 영향 아직 ‘제한적’=서부텍사스유(WTI)가 최근 반년새 반토막난 가운데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건설 수주 실적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해 중동 지역에서 총 313억5000만달러(약 33조7730억원)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전년 261억4000만달러 대비 20% 가량 늘어난 것.

국가별로는 이라크 수주액이 85억3000만달러로 최대 규모였다. 이어 쿠웨이트 77억4000만달러, 알제리 43억9000만달러, 아랍에미리트(UAE) 39억3000만달러,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29억5000만달러, 카타르 16억7000만달러 등의 순으로 수주액이 컸다. 이중 이라크가 전년 대비 3.5배 정도 급증했고, 쿠웨이트 알제리 UAE 등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사우디는 약 70% 쪼그라들었고, 카타르도 10% 가량 줄었다.

국제유가 급락세가 본격화한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중동 지역 수주액은 51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80억7000만달러 대비 약 36% 뒷걸음쳤다.

김운중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그러나 “4분기 건설 수주 급감은 저유가의 영향이라기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정부가 발주 일정을 조정한 데 따른 것”이라며 “과거 고유가로 인해 중동 국가들의 재정이 확충된 상황이라 최근 국제유가 급락에따른 발주 감소 등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올해 중순 완공 목표로 진행중인 삼성물산의 카타르 루사일 CP5B 도로공사 현장.

▶건설업계 수주 다각화로 ‘활로‘=그는 다만 “국제유가 하락세가 앞으로 2∼3년 정도 더 이어지면 해외 건설 시장에 대한 파급 효과가 커질 수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은 이에 대비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유럽 등 유가 영향이 적은 신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발주 방식이 100% 정부 재원에서 시공자 금융으로 점차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실제 건설사들은 전통적 수주 텃밭인 중동을 벗어나 신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또 유가에 민감한 정유 플랜트 외에 다른 플랜트나 토목공사, 신도시 개발, 투자개발형 사업 등으로 발을 넓히는 추세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1위인 현대건설은 인프라 부문 발주 확대가 예상되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등 저개발국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중동 대신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에서 토목 사업 위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라크 비스마야에서 대형 신도시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인 한화건설은 “주택사업쪽은 저유가로 인한 사업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올해부턴 특수건축물 분야에서 수주 영업 활동을 다양하게 전개하려 한다”고 했다.

해외건설 저가 수주로 적잖은 손실을 본 GS건설의 경우 주력인 플랜트 외에 토목ㆍ건축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한편 단순 도급 사업 외에 시공사가 아닌 사업주로 참여해 기획부터 건설, 운영, 구매ㆍ조달, 파이낸싱, 사업관리까지 도맡는 투자개발형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매출의 절반가량이 해외건설 부문에서 나오는 SK건설도 올해는 중동에서의 경쟁입찰 사업 참여를 줄이고, 투자개발형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선 롯데건설은 지난해말 베트남,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을 해외 거점 국가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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