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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당에 몰표줬는데…흉물 철조망 방치에 강원도민 분노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평창-강릉 올림픽이 열리는 지역에, 존재가치가 사라진 해안 철조망이 아직도 방치되고, 경제자유구역은 물론 아파트 바로 앞에도 철조망이 흉물스럽게 남아있어 투자기피를 유발하고 주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존재 가치가 없어진 해안 철조망을 철거해야 한다는 강원도민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몰표를 주며 밀어줬지만, 강원도민은 당연히 조치가 되었어야 할, 불필요한 철조망이 아직도 흉물스럽게 남아있는데 대해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고성군 거진읍의 오션 상떼빌 아파트 앞에는 아무런 의미 없는 야트막한 철조망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철조망을 그대로 두려면 아파트는 왜 허가했냐는 관광객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일부 주민은 “서울 같았으면 가만히 뒀겠냐”면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고성군 토성면 마차진 해변은 철조망이 해녀들의 생계를 위한 작업장을 가로막고 있다. 60~70세 어르신 해녀들이 높은 철조망을 넘어 다니느라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한다.


동해시 노봉해변은 경제자유규역 망상지구 개발지이지만, 휴전선 같이 높은 철조망이 설치돼 있어, 주민들이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자 기피를 우려하고 있다. 개활지여서 무장공비의 침투로로서의 가능성이 희박한 곳이다.

평창과 함께 2018년 동계올림픽을 치를 강릉시민들도 “올림픽이 열리는 곳에 필요도 없는 철조망을 방치하는 것은 외국 손님들 오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강릉시 강동면 등명해변은 인근 정동진리와 하나의 관광 구역으로 볼수 있는데, 차이나타운 설치 등 외국자본 투자지역이자 정동진 레일핸드바이크 설치 등으로 관광객이 증가하는 곳이지만 철조망 존치로 투자회피가 우려되고 있다고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강릉시 연곡해변 역시 캠핑시설 및 리조트 조성지역이지만 해안철책으로 인해 야영장과 해안이 단절되어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삼척의 경우 증산동 와우산 일대에 대명 등의 대규모 해양리조트시설이 조성되고 있지만 여전히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다.


이밖에 양양 민박 밀집지역인 하조대해변, 해안 자전거도로 옆에 철조망을 방치하고 있는 정암초소일대, 버젓이 해안도로를 개설해 놓고도 철책선은 그대로 둔 지경리~남애1리 구간, 관광지 개발이 한창인 동해시 추암 촛대바위 일대, 삼척시 관광 중심부인 근덕면 초곡리 일대 철조망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의 원성이 계속되자,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16일 오후 강원도를 방문해 해안 철책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날 오후2시30분에는 정장관과 최문순 지사, 합동참모본부, 8군단, 22,23사단장, 관련부처,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올림픽이 열리고 경제자유구역 및 글로벌관광지가 되고 있는 강원도 동해안 철책 제거의 방향에 대해 토론한다. 도민의 숙원이 속시원하게 풀릴지 주목된다.


해안 철책 제거사업은 1993년 삼척 새천년도로변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강원도는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중앙정부의 협조속에 전체 철책 210㎞ 중 49㎞를 철거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2012년이후엔 단 한 건도 철거를 하지 못했다.

강원도는 지난해 불필요한 해안철책 철거대상지 수요조사를 통해 총 40개소 23.476㎞의 철책을 우선 철거대상지로 선정해 2015~2020년 사이 단계적으로 철거를 추진하려고 하지만, 중앙정부가 도와줄 지 미지수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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