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황당할 따름”…KㆍY 이니셜에 대한 설명은 없어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비선실세 국정개입 사건과 관련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이른바 ‘수첩 파동’을 놓고 여야 모두 청와대를 향해 비판의 화살을 겨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비상대책위원은 14일 비대위회의에서 “청와대가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의 책임을 여당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비대위원은 “이준석 전 위원에 의하면, 청와대 문건 파동의 배후는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라고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말했다”며 “수사를 했던 검찰도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 일개 행정관이 검찰 수사 결과를 빈대떡 뒤집 듯 말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 행정관의 배후는 또 누구인가.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하루 만에 민생은 없고 권력 암투만 불거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이날 오전 현안브리핑을 통해서도 “‘십상시’로 지목됐던 ‘청와대 2부속실’이 이제 정치까지 개입하고 있다”며 “콩가루 청와대의 모습은 한심함을 넘어서 박근혜 정부가 제대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에서도 ‘수첩 파동’과 관련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청와대 행정관 김 대표의 수첩에 적힌 이니셜 K, Y가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지목한다고 밝혔다는 설과 관련해 “ ‘문고리 3인방’도 부족해 청와대 행정관까지 나서서 헛소리하고 돌아다니고 이게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수첩 파동의 중심에 서있는 김무성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첩 내용의 진위에 대해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김 대표는 “수첩 메모는 어느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로 황당한 이야기 같아서 메모 했다. 너무 황당한 이야기라 신경도 안쓰고 있었다. 본회의 장에서 다른 메모를 찾다가 사진에 찍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수첩에 적힌 이니셜 등 메모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수첩 파동은 국회 본회의가 열렸던 지난 12일 김 대표의 수첩 내용이 한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불거졌다. 수첩에는 ‘문건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메모가 쓰여있었다. 또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이준석 씨, 손수조 씨, 음종환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등 4명의 이름도 기재됐다. 이를 두고 음 행정관이 사석에서 K와 Y가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지칭한다고 밝혔다는 설이 제기되면서 검찰의 중간 수사 발표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 앉던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다시 불을 붙였다.
검찰 수사 결과에 문제를 제기해온 야당은 수첩 파동을 계기로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비선실게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특검 실시를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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