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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는 왜 거대한 비행기를 피하지 못할까?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곳엔 어디서나 새와 비행기의 충돌 위험이 존재한다. 비행기가 엔진이상으로 회항하거나 추락 위기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날에도 150여명의 승객을 태운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새와 충돌한 직후 비상 착륙했다. 도대체 왜 새들은 거대한 비행기가 날아오는데도 피하지 못하는 걸까.

미국 오하이주의 국립야생연구센터와 인디애나주립대학, 퍼듀대학 등 합동연구진은 버드스라이크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찌르레기 무리를 실험실에 풀어두고, 이들에게 시속 60~360㎞로 달려오는 트럭영상을 보여줬다. 


그 결과 연구진은 찌르레기 새들이 자신과 트럭 간의 거리는 고려하지만, 상대적으로 트럭의 속도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찌르레기는 트럭이 어떤 속도를 내며 달려와도 이와 관계없이 트럭과 간격을 평균 30m로 유지하려고 데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찌르레기는 또 움직이는 물체의 일정 속도 이상을 감지하지 못했다. 물체의 속도가 시속 120㎞ 이하일 때에는 다가오는 물체를 피했지만, 그 이상이 되면 물체와의 속도가 너무 가까운 탓에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물체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질 경우 새는 이를 미처 피할 시간이 없어진다”며 “물체와 특정한 거리를 유지하면 포식자로부터의 공격을 피할 수는 있지만, 빨리 움직이는 물체를 피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 8월까지 항공기 조류충돌은 총 618건, 미국 연방항공국의 공식자료에 따르면 매년 미국 상공에서 비행기와 충돌하는 새의 수는 9000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신호에 실렸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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