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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무성 메모..의도적 노출인가? 실수인가?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청와대 문건 파문의 배후를 암시하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 메모가 파장을 낳고 있다. 검찰이 청와대 문건 내용을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한 것과 달리 배후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과 다르게 이해될 수 있는 메모가 같은날 여당 대표를 통해 노출됨으로써 향후 당청관계는 물론 당내 친박-비박의 갈등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는 청와대 문건 유출을 둘러싼 야당의 특검 요구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카메라에 잡힌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는 ‘문건 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말을 아끼는 상황에서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전화를 하면서 통화 내용을 받아 적은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누구와 통화했는지, 무슨 내용인지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메모 내용의 파문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무성 새누리당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꼼꼼히 메모하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하지만 이번 메모의 내용이 여의도 지라시도 아니고 집권 여당 대표 수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상황에 따라 향후 검찰의 추가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문건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관계자는 “수첩? 이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수사 착수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의 수첩 메모는 당청관계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먼저 메모가 노출된 시점이 미묘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문건은 완전히 조작으로 허위로 밝혀졌다. 샅샅이 뒤져도 실체가 나타난 것이 없다”고 이야기한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메모가 노출됐다. 사진에 찍히는 형식이었지만, 보기에 따라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과 달리 ‘문건 유출의 배후가 있으며, 추가적으로 밝혀져야 하는 내용’이라는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흘렸다는 의혹도 배제하기 힘들다.

이는 지난해 10월 김 대표가 중국 상해를 방문할 때 나온 ‘개헌 봇물’ 발언도 연상시킨다. 10월 6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개헌은 경제의 블랙홀”이라고 발언했다.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10월 16일 김 대표는 상해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요구가 봇물처럼 터질 수 있다”고 발언해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 본격적으로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를 기점으로 당청관계가 싸늘하게 식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김 대표의 메모는 친박계와 비박계의 새로운 충돌 포인트도 될 수도 있다. 최근 여의도연구원장 선임과 당협위원장 선정을 둘러싸고 표출되고 있는 친박-비박의 갈등은 껄꺼러운 당청관계의 연장선상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과 엇박자내는 김 대표의 모습은 새로운 당청관계의 필요성으로 이해될 수 있다. 나아가 이번 김 대표의 메모는 청와대 문건 유출을 둘러싼 야당의 특검 및 국정조사 도입 요구에도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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