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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랜저 디젤 시승기…시내 연비 13.7km/ℓ “밟을테면 밟아봐”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기자의 첫 시승차는 그랜저HG 디젤이다. 지난해 20만대 가까이 국내에 팔리며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수입차를 뒤로하고 출시된 지 반년된 그랜저 디젤을 꼭집어 선택한 것은 국산 디젤의 힘을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근 디젤 수입차의 공세가 거세다.

결론부터 말하면 디젤의 장점인 힘과 연비 모두 만족스러웠다. 그랜저 디젤은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와 ‘맥스크루즈’에 들어간 2.2 L R엔진을 개선한 ‘R2.2. E-VGT’ 디젤엔진이 탑재됐다. 3800rpm에서 최고출력 202마력, 1750~2750rpm에서45.0㎏ㆍ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주말 낮 서울 마포구와 용산구 시내 주행에 나섰다. 다소 정체구간이 있었음에도 연비는 13.7㎞/ℓ로, 복합연비 13.8㎞/ℓ(도심 11.8㎞/ℓㆍ고속 17.3㎞/ℓ)에 근접했다.

기름을 가득(70ℓ) 넣었더니 계기판에 843㎞를 갈 수 있다고 표시됐다. 서울역과 부산역을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도심을 빠져나와 인천공항으로 질주했다. 고속도로 연비는 공식 연비보다 조금 낮았다. 갈 때는 스포츠 모드를 이용했다. 제한속도 가속 시에도 연비는 ℓ당 13.7㎞를 유지했다. ‘밟을테면 더 밟아보라’는 듯 힘이 달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외관은 그랜저HG와 큰 차이가 없다. 준대형의 중후함 속에 다섯 개 안개등 램프가 스포티함을 좀더 뽐냈다.

뒷자리에 앉아봤다. 현대차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동급 수입차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이다. 뒷좌석 레그룸이 상당히 넉넉했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개방성을 높여줬는데 여의도 일대를 지날 때 이색적인 도시 야경을 접해 볼 수 있었다.

디젤차의 진동과 소음에 대한 평가를 서로 다르지만, 기자에게 그랜저 디젤 소음은 약간 거슬렸다. 특히 주행 중이나 음악을 들을 때는 무시할 수 있었지만, 신호대기나 정차 중에는 민감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가지고 탔던 커피의 잔물결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디테일을 살린 실내 디자인은 돋보였다. 센터페시아 뒤로 약간의 수납공간이 있어 물건을 넣어둘 수 있었고, 운전 중 팔꿈치를 얹는 부분의 도톰한 쿠션에서도 세심함이 느껴졌다. 뒷좌석 독서등은 비행기 비즈니스석에 앉아 업무를 보는 품격이 느껴졌다.

하나 아쉬운 점은 리모컨 디자인. 무광과 밋밋한 곡선 디자인때문에 사무실 책상에 스마트키를 올려놓고 싶은 생각이 줄어들 정도다.

현대차 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차는 그랜저HG라고 한다. 그랜저를 타다 또 그랜저로 바꾸는 동료들도 많다고 했다. 이유는 기술과 성능면에서 그만큼 최고라는 것이다. 이런 그랜저 마니아의 층을 그랜저 디젤이 더욱 두텁게 하고 있다.

그랜저 디젤은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1만1005대가 팔려 전체 그랜저 판매(9만3209대)의 11.8%를 차지했다. 가격은 3215만~3452만원.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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