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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 달라진 기자회견…둘러앉은 113명의 기자와 소통 노력한 朴
-기자단과의 거리 2m 불과…눈 맞추며 대화
-질의내용 사전 조율 없어
-첫 질문부터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진행한 내ㆍ외신 기자회견은 그동안 박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돼 온 ‘불통’의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 외견상으로도 이전과 다른 노력을 한 모습이 역력했다.

취임 이후 두 번째 갖는 회견인 만큼 작년보다 소통의 이미지를 내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회견에서 박 대통령과 기자들간의 물리적 거리가 좁혀졌다. 회견이 진행된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 안의 자리배치가 대표적이다. 작년 회견 때엔 기자들이 인터넷 연결을 위해 랜선 연결 장치가 있는 길다란 책상에 4~5명이 모여 앉았던 걸 이번에 확 바꿨다.

한 사람씩 앉을 수 있는 간이 의자가 박 대통령을 앞에 두고 반원 모양으로 배치된 것. 이에 따라 박 대통령과 기자들간의 거리는 2m 가량에 불과했다. 기자 착석용 의자는 총 113개가 놓였다. 자연스럽게 113명의 취재 기자가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둘러 앉았다. 이같은 배치는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대통령과의 거리를 최대한 좁혀야 한다는 요구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풍경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언론과 회견을 할 때 자주 연출해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강조할 때 나온 장면이기도 하다. 이날 박 대통령의 회견에 참석한 기자는 방송ㆍ카메라 기자를 포함해 내신 102명, 외신 19명 등 총 121명이다.

이날 기자들은 노트북을 지참하지 않은 채 펜과 수첩만 들고 들어갔다. 박 대통령에게 던진 질문과 그의 답변 등 모든 과정에서 양측이 눈을 맞추고 대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고, 대통령과 ‘심정적 거리’를 줄이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회견의 질(質)도 한층 배가됐다. 작년말부터 정국을 소용돌이 속에 몰아 넣었던 이슈가 많았던 만큼 기자들은 회견 초반부터 공격적인 질문을 이어갔다.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 비선 실세로 지목됐던 정윤회씨에 관한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질문이 전반부에 배치됐다.

작년 회견에선 첫번째 질문이 박근혜 정부 출범 2년차를 맞은 소회와 국정 운영 각오였던 걸 감안하면 초반 ‘탐색전’ 없이 곧바로 ‘공세’를 가한 격이다. 특히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이날 질문들은 작년과 달리 질의 내용을 청와대 측에 일절 알려주지 않아 문답에선 적지 않은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춘추관을 찾은 건 취임 이후 이날이 네번째다.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 4일, 정부조직법 개정을 촉구하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게 처음이었다. 같은 해 12월 10일 우리 수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시식회 참석을 위해 춘추관을 방문했고, 이듬해 1월 6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춘추관에서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견을 마친 뒤 작년과 마찬가지로 기자실을 찾아 출입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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