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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콩회항’ 대한항공 부채비율 고공행진…유상증자로는 개선 역부족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대한항공이 이번에는 ‘빚더미’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항공이 주력 계열사인 한진그룹은 10대 그룹 중 부채비율이 최악인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무너진 다른 재벌그룹처럼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부채비율 1000%=대한항공의 재무 상태는 작년 한진해운 인수로 더 악화됐다.

재벌닷컴 조사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부채총액은 2013년 말 18조7000억원에서 작년 9월 말 19조3000억원으로 6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차입금은 5조6000억원으로 9개월 만에 1조2000억원이 늘어났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823.3%에서 837.0%로 13.7%포인트 높아졌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100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나빠진 여파로 신용등급이 지속적으로 강등되자 대한항공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졌다.

대한항공은 급한 불을 끄고자 창사 이래 최대인 5000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했다. 주요 주주인 한진칼 등 자회사들이 대한항공의 증자에 참여하고 조양호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주주명단에서 빠져 있어 부담을 지지 않는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팀장은 “유가하락에 따른 영업수익성 개선과 S-Oil지분 매각 자금 유입, 유상증자 등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부채비율 나홀로 상승=한진그룹 부채비율은 10대그룹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닷컴이 2010∼2013년 10대그룹의 부채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이 2013년말 기준 452.4%로 10대그룹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대그룹에서 두 번째로 높은 한화그룹 144.8%의 3배에 달한다. 삼성그룹(43.0%)과 포스코그룹(54.3%), 현대차그룹(65.7%), 롯데그룹(65.8%), SK그룹(86.8%),LG그룹(99.4%) 등의 그룹과 비교하면 5∼10배나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삼성·현대차·SK·LG·포스코 등 나머지 그룹들의 부채비율이 2010년 이후 개선되거나 소폭 높아지는 데 그쳤으나,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은 10대그룹 중 유일하게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진그룹의 재무구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나빠졌다. 당시 재무평가 결과가 기준에 미달한 한진그룹은 2009년부터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재무개선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원활한 구조조정의 성과를거두지 못한 채 오히려 재무 여건이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은올해 7년째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재무 관리를 받아야 할 전망이다.


▶“제2 동부 될라” 우려도=12일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선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무너진 다른 재벌그룹처럼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더구나 한진그룹은 지주회사로의 전환으로 올해 7월까지 그룹 순환출자구조 해소 작업을 마쳐야 하는 만큼 재무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한진그룹은 지난 6년간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아 재무위험을 키웠다”며 “더 늦어지기 전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동부 등 다른 그룹처럼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나 한진해운 등 주력 계열사가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 조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원에 나서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그룹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면 오너 일가도 부실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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