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박병국]空言이 된 국토부장관의 公言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에 대해서는)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보름 전 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땅콩회항’사건의 조사 담당관에 대한항공 출신이 포함된 것에 대해 이 같이 말한바 있다.

서 장관은 “항공안전감독관들이 과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에서 근무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국토부에서 일하고 있는 마당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서 장관의 이 판단은 곧 틀린 것으로 확인된다.

‘동석한 적이 없다’며 국토부가 1차조사 브리핑 때 밝힌 내용과는 달리 대한항공 사무장이 조사를 받을때 대한항공 여 모상무가 19분동안 동석한 것이 드러났고, 특별 자체감사과정에서는 여 상무가 박 사무장 대신 12차례나 대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 장관이 객관성과 신뢰성을 공언했던 항공안전감독관은 조사중 여 상무와 수십차례 연락을 하는 등 조사 내용을 알려준 혐의(업무상비밀누설)로 구속됐다.

대한항공 사무장의 말처럼 ‘짜고치는 고스톱판’ 위에서 조사를 진행한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참여연대는 국토부 직원 등 5명은 대한항공을 통해 해외출장길에 오르면서 1인당 200만원 상당의 좌석 승급을 무료로 제공받았다고 주장했고, 국토부는 이에 대한 감사를 곧바로 실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 장관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전혀 염려하지 말라”던 서 장관의 말과는 달리, 국민들은 이제 국토부를 염려하기 시작했다.

지난 29일 8명의 공무원들을 징계하겠다는 국토부의 감사결과 발표에 대해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 역시 쏟아지고 있다.

정책에 대한 지적과는 달리 도덕성에 대한 비난은 조직 자체의 근간을 흔든다. 서 장관이 밝힌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국토부가 쇄신하지 않으면, 국토부는 ‘칼피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뿌리째 흔들릴 것이다.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