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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본 2014년 부동산]아파트·상가 가장 뜨거웠다
<5·끝>경매시장
낙찰가율 86.2% 2001년來 최고
낙찰률도 46.8%로 역대 최고치
경매물건 수 줄어 ‘고가낙찰’까지



29일 서울동부지방법원 경매1계. 모두 11채의 아파트가 나와 경매가 진행됐다. 6명이 응찰한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119.93㎡(이하 전용면적)가 감정가(14억) 보다 비싼 15억5500만원에 낙찰되는 등 6채가 주인을 찾았다. 유찰된 5채의 아파트는 모두 처음 경매에 나온 신건이었다. 낙찰된 아파트는 한 채를 제외하고 모두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비율)이 95% 수준으로 높았다.

법원 관계자는 “매매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었지만 경매시장 분위기는 다르다”며 “수십 명이 응찰하는 경매 사례가 많고, 감정가 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고가낙찰’도 속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매법원마다 응찰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로 상승하는 등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경매법정에서 참가자들이 입찰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경매시장은 지금 가장 뜨거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올해 아파트와 상가의 낙찰가율과 평균 응찰자수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매 진행건마다 응찰자가 대거 몰려 낙찰가율을 끌어올렸다.

30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1월1일~12월26일)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86.2%로 2001년 조사 이래 가장 높다.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도 46.8%로 역대 최고치며, 건당 평균 응찰자수도 6.7명으로 조사 이래 가장 많았다.

상가·점포·근린상가 등 수익형 상업시설도 올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낙찰가율(65.2%)과 평균응찰자수(2.8명)가 모두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낙찰가율이 뛰는 이유는 응찰자들 간에 경쟁이 치열하거나, 매매시장 회복 기대감이 클때 높은 입찰가를 써낸 데 따른 것이다.

올해는 특히 치열한 낙찰 경쟁이 낙찰가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매 물건 수는 크게 줄었는데, 응찰자수는 대거 늘어나면서 경쟁이 격화됐다는 것이다.

올해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 물건 수는 3만7589건으로 2001년 이후 가장 적었다. 경매 진행 건수가 가장 많았던 2005년(11만2776건)의 30% 수준밖에 안된다. 상업시설 물건도 2만2396건에 불과해 역시 역대 가장 적다. 2001년(5만9403건)과 비교하면 40% 수준에도 못미친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 등의 효과로 매매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채권자들이 채무자의 부동산을 경매로 넘기기보다 기존 시장에서 처분하는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며 “매매시장 회복 기대감이 크면 법원경매 시장에 경매물건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응찰자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전세난 등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주택 수요자들이 많았고, 노후 재테크 상품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베이버붐 은퇴 가구들도 경매시장에 가세했다. 경매시장이 과거에 비해 대중화된 것도 응찰자수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201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3법’ 국회통과 등으로 매매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저금리 상황에서 보다 싸게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이 증가추세여서 경매시장에 응찰자수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매매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경매시장에서 무리하게 응찰하면 자칫 시세보다 더 비싸게 낙찰 받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며 “실시간으로 정확히 시세를 파악하고, 현실적인 임대수익을 따져 본인의 자금운용계획에 맞게 응찰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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