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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이색 숙취 해소법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맘때 지구촌은 ‘술독’에 빠졌다가 ‘해장’으로 새해를 맞는다. 숙취해소 법은 나라마다 다양하다. 미국은 피자와 햄버거, 독일은 청어, 중국은 녹차로 쓰린 속을 달랜다. 각국 각색의 숙취법은 과연 효과가 있을까. 답은 그 나라 주당들만이 알법한 희안한 숙취해소 비법도 적잖게 전해내려온다. 소의 피를 얼큰하게 끓여먹는 우리나라의 선지해장국 역시 외국인 눈에는 놀랄 노자다. 각 국에서 전통적으로 즐겨하는 숙취해소법은 어떤 게 있을까.

▶소불알? 참새똥? 기상천외한 숙취해소 =온라인 뉴스사이트 버즈피드가 소개한 세계의 별난 해장음식 11가지를 보면, 이탈리아는 말린 소의 음경을 숙취해소의 최고로 친다. 고단백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황소 음경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스포츠선수들에게 스태미너 음식으로 애용됐다고.

헝가리에선 브랜디에 참새 똥을 섞어 마시면, 술의 알코올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기생충, 박테리아, 질병을 옮길 위험이 있다.

헝가리의 참새 똥을 넣은 브랜디

미국에도 ‘프레리 오이스터’라는 숙취해소용 음료가 있다. 토마토 쥬스에 날달걀, 소금, 후추, 타바스코 소스 등을 넣어 만든다. 토마토에 풍부한 비타민C와 과당, 달걀의 단백질과 아미노산, 타우린 등이 간 기능을 회복시키고 체내 독소를 빠르게 해독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날달걀을 넣은 프레리 오이스터

유명한 필리핀 음식 발롯(부화 직전 달걀)은 현지에서 술마신 다음 날 자주 찾는 음식이다.

필리핀의 혐오음식 발롯은 해장으로도 일품이다

초원의 나라 몽고에선 식초에 절인 양의 눈알을 토마토 쥬스에 넣어 먹는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양의 허파와 부엉이 달걀을 먹어 에탄올에 의해 망가진 간을 보호했다고 전해진다.

스코틀랜드에선 대표 토종 음료인 아이언브루에 소시지를 익혀 먹는다. 기름진 음식은 위장에 오래 머물러 있기 때문에 알코올의 흡수를 방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밖에 나미비아에선 버팔로 젖을, 페루에선 라임과 레몬주스에 건어물과 생강, 마늘을 넣은 음료를 마시며 숙취를 푼다.

▶세계 주당 국가들의 숙취해소는? =술 많이 마시는 나라일 수록 해장 음식도 발달해 있다.

가수 싸이의 ‘젠틀맨’ 뮤직비디오의 인기 덕에 세계인들에게 한국은 과음이 일상화된 나라로 낙인이 찍혔다. 여행 잡지 론니 플래닛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해장 음식 12가지’에 한국의 ‘해장국’이 당당히 올랐을 정도다. 론니 플래닛은 웹사이트에서 “한국에선 과음이 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해장수프란 말이 따로 있을 정도다”며 “주말 아침에 노점상에선 소 피, 소 뼈, 돼지 뼈, 야채 등을 넣은 속풀이 국을 판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다양한 해장국 중 선지 해장국.

‘보드카의 나라’ 러시아를 빼놓을 수 없다.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중반 이전 러시아 남성 사망자의 4분의 1이 술이 원인이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러시아에선 남녀 해장법이 약간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숙취해소 음식은 양배추와 오이즙에 소금을 섞어 만든 음료 ‘라솔’이다. 여성 음주자의 경우 케피어(우유를 발효시킨 음료)나 아이란(요구르트에 물을 섞은 터키 음료)를 더 선호한다. 

러시아의 오이 피클로 만든 숙취해소 음료 `라솔`.

1인당 술 소비량으로 한국인(2010년 12.3리터)과 버금가는 영국인(11.6리터)은 우스터셔소스 (야채나 과일 주스에 설탕, 소금, 식초를 넣어 숙성한 조미료)에 날달걀을 넣은 일종의 ‘프레리 오이스터’를 마신다. 콜라, 커피가 숙취해소에 좋다고 믿고 있는 영국인도 꽤 많다.

한국에 이어 아시아 지역 술 소비 2위인 일본에선 술 마신 다음날 ‘우콘 노 치카라’라고 불리는 숙취해소 음료를 마신다. 울금으로 만드는 에너지 음료로 한국에서도 유통되고 있다. 이 밖에 우메보시(매실 장아찌), 바지락국, 날달걀, 미소수프, 라면 등이 해장음식으로 널리 애용된다. 아시아 술 소비 3위인 중국에도 특효 숙취 해소 음료가 있다. 인삼, 칡뿌리 등 6가지 천연재료를 넣어 만드는 전통차 ‘싱주링’으로, 기원전 200년전부터 술 마신 다음날에 음용돼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숙취해소음료 `우콘 노 치카라`.

태국의 면 요리 중 ‘팟 키마오’는 ‘술 취한 사람의 면’이란 뜻이다. 쌀 국수에 생선 소스, 간장 소스, 콩나물, 고기, 두부 등을 넣어 먹는데 말 그대로 해장면이다. 볼리비아의 고기 수프 ‘레반타 무에르토스’는 직역하면 ‘죽은 사람 들어올리기’다. 칠리, 생강, 쿠민, 빵 조각, 옥수수죽, 으깬 감자를 넣어 걸쭉하게 만들며 주말 아침에 시장에 가면 손쉽게 맛볼 수 있다. 

볼리비아의 고기 수프 레반타 무에르토스.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인 터키에선 ‘코코렉’이 해장음식으로 통한다. 주로 어린 양의 췌장과 심장, 신장, 폐 등 고기 내장을 다진 뒤 토마토와 백리향, 고추, 향신료 등을 넣어 만드는 요리로, 맨 정신에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터키의 패스트푸드이자 해장음식 코코렉.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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