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은 1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ㆍ기아차 해외법인장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장환경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뿐”이라며 “성과에 취하거나 불안한 세계경제 전망에 위축되지 말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올 한해 지역별 실적과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생산ㆍ판매 전략을 논의한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어려운 여건에도 연초 수립한 판매 목표(786만대)를 초과 달성한 것을 격려하면서도 “800만대에 만족하기엔 갈 길이 멀며, 800만대는 새로운 시작이며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692만대) 대비 4.8% 증가한 725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연간 800만대 판매가 확실시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내년에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이 성장을 주도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가 올해보다 3.9% 증가한 871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과 유가ㆍ원자재가 하락 기조는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원화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엔화 가치로 인해 일본 업체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산유국의 경제 악화로 자동차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등 시장 환경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고속 성장을 지속하던 중국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는 등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점도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정 회장은 “내년에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 엔저 가속화, 미국 금리 변동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위기 가능성 등 자동차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며 “자체 역량으로 위기를 넘기고 도약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회장은 “내년은 현대ㆍ기아차의 새로운 친환경차들이 글로벌주요 시장에 선보이는 중요한 해”라며 “철저한 준비로 세계적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내년에 회사 역사상 최초로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국내와 미국 시장에 내놓고, 성능과 연비를 개선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신형 K5 하이브리드로 하이브리드 점유율을 더 높일 방침이다. 내년 말에는 도요타, 혼다에 이어 준중형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출시, 그동안 쌓아온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선보이며 친환경차 제작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현대ㆍ기아차는 내년에 위기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신차 출시로 경쟁사 공세를 차단하는 등의 방식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아울러 내년에는 현대차 최대 베스트셀링카인 아반떼 신형 모델과 기아차를 대표하는 글로벌 모델인 신형 K5가 판매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SUV 시장 성장에 따라 신형 투싼ix와 신형 스포티지R도 판매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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