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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으면 보약 되는 제철음식 <7> 굴
카사노바도 굴복(?)시킨 굴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김장철이 다가오면 항상 생각나는 단어가 석화(石花)이다. 돌에서 피는 꽃이라니 그 표현이 한편의 시어(詩語)같다. 석화는 굴의 유생이 바닷가 돌 위에 착생해 자란 것을 말한다. 우리가 시장이나 식당, 마트 등에서 자주 접하는 굴은 인공양식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김장배추 양념 속에 또는 보쌈과 함께 먹는 것을 석화라 부르기보다 굴로 불러지는 이유다.

‘바다의 우유’ ‘바다 속 산삼’이라고 불리는 굴에는 철 구리 아연 망간 등의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 굴은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와 회식 등으로 깨어진 영양 균형을 바로 잡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특히 타우린이 풍부한 굴은 피로회복과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줘 고혈압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탕 구이 회로 즐기면 간장 기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날것 섭취를 꺼리는 유럽인과 바람둥이 카사노바조차 스태미나용으로 즐겨 먹었다는 생굴이고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왜 오랜 세월동안 최고의 식재료로 사랑 받아 왔는지 알 수 있다. 


굴은 언제가 가장 맛있을까? 

산란을 마친 굴은 글리코겐이 축적되기 시작해 11월~1월 까지 그 맛이 최고조에 이른다. 서양에서 R자가 붙지 않은 5~8월에 굴을 먹지 말라고 하는 것도 이때가 산란기에 해당하며 글리코겐 함량도 적고 부패하기 쉽기 때문이다.

싱싱한 굴을 선별하는 요령은 무얼까?

첫 째가 굴 알맹이가 탱탱해야 한다. 그리고 뚜렷한 유백색 빛깔을 유지하고 굴 가장자리에 있는 검은 테두리가 선명한 것이 싱싱하다. 깐 생굴은 선도가 급격히 떨어지므로 재빨리 먹는다. 남은 생굴을 보관하는 방법은 10℃ 이하의 깨끗한 소금물로 씻어 물기를 뺀 후 냉동 보관한다. 굴은 물에 오래 담가 두거나 여러 번 씻으면 맛과 수용성 단백질 성분이 씻겨나가 맛이 밍밍해 진다.

건강에도 좋은 굴은 어떻게 먹어야 좋을까.

굴을 먹는 일반적인 방법은 굴회와 굴전 요리다. 생굴로 먹을 때 참기름 양념에 찍어 먹기도 하지만 레몬을 뿌려 먹으면 레몬 속에 있는 비타민C가 철의 흡수를 돕고 타우린 손실을 막아줘 혈압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굴은 또 숯불에 구워 먹기도 하고 쪄서 먹기도 한다. 수분이 70%를 차지하고 있는 굴은 너무 많이 가열하면 수분이 빠져 육질이 단단해져 맛이 없다. 다른 재료가 다 익고 나서 마지막에 넣어 재빨리 익혀 내는 것이 좋다.

충청남도 서산에서는 어리굴젓을 담가 먹기도 한다. 바로 담가 먹을 수 있는 어리굴젓은 생굴의 맛과 그 맛 또한 사뭇 다르다. 서산의 어리굴젓에서 ‘어리다’는 말은 소금 간을 덜 하여 담근, 덜된, 모자람의 뜻과 함께 ‘작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서해안 갯벌 바위 위에 붙어사는 자연산 굴, 씨알이 작은 그 굴이 ‘어리굴’이다. 특히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바닷물이 깨끗한 간월도 어리굴젓이 육질이 단단하고 고소해 전국 제일로 친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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