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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계오류 시정…신뢰 회복에 최선”
‘공시지가제도’ 연구·개발 일등공신
부동산 통계산출 일원화등 쇄신다짐



한국감정원은 지난 가을 ‘시련의 계절’을 보냈다. 감정원의 부동산 통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제기된 것. 지난 10월 말 국토교통위 국감에선 감정원이 내놓는 각종 통계와 지표들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한달 뒤에는 감정원이 발표한 외국인 부동산 거래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언론의 지적도 나왔다.

채미옥(59·사진)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정부와 국민이 균형잡힌 시각으로 부동산시장을 판단하도록 돕는 막중한 역할이 우리에게 있음을 다시한번 깨닫는 기회였다”면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런 것들을 모두 바로잡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채 원장은 35년간 부동산 한 우물만 파온, 손에 꼽히는 전문가다. 하지만 애초에 부동산 연구에 큰 뜻이 있었던 건 아니다. 대학에선 영문학을 전공했고, 우연한 기회에 국토연구원 1기 공채직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취직시험을 미리 연습하겠다는 마음으로 지원했더니 덜컥 합격했다.

그렇게 들어간 국토연구원에서 처음 잡은 업무는 토지제도를 연구하는 일이었다. 환경대학원에 진학해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90년대 초반엔 도시공학 박사학위까지 땄다. 채 원장은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쓰이고 있는 ‘공시지가제도’를 개발하는데 앞장섰다. 영문학과를 나와 얼떨결에 국토연구원에 들어갔던 풋풋한 20대 청년의 ‘반전 스토리’인 셈이다.

수십년간 연구기관에 몸담았던 그가, 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으로 부임한 건 올해 4월의 일이다. 채 원장은 “한국감정원이 각종 부동산 통계 정보의 중심기관으로 자리잡은 만큼, 합리적이고 믿을 수 있는 통계를 생산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내가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30년 넘게 부동산 제도를 연구하면서 쌓은 경험이 바탕이 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시장은 어제 100만원 하던 땅이 하루아침에 150만원으로 오를 정도로 가변적인 시장이고, 각 지역마다 가격이 형성되는 매커니즘도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조사하고 통계를 내기가 쉽지 않다”며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있는 부동산 통계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감정원과 통계청은 두 기관이 모두 발표해온 월세가격 지수 통계에 차이가 크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 통계 산출을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문제가 된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 통계도 전면적으로 재점검한 상태다.

“지금은 우리의 부동산 통계가 보다 발전하기 위한 과도기 단계에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신뢰받는 통계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채 원장은 “기본기를 갖춘 더 많은 젊은 인재들이 부동산 연구 분야에 도전해 그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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