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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자살은 전염병이다…자살과 反자살의 역사로부터의 배움
살아야 할 이유/제니퍼 마이클 헥트 지음, 허진 옮김/열린책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시인이자 역사학자인 제니퍼 마이클 헥트는 2007년에서 2009년 사이에 두 친구의 자살을 목도한다. 고인 역시 시인들이었고 서로 잘 아는 친구였다. 저자는 이로부터 우리가 삶과 죽음을, 특히 자기 살해에 의한 죽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자살은 인류 역사에서 어떻게 다뤄져 왔는가? 철학과 종교는 자살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여왔는가?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에서 현대까지, 종교에서 철학까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치밀한 분석을 통해 삶이라는 고통 앞에서 힘들게 싸우며 버티는 사람들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제시하고자 했다. 철학과 종교, 역사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설득하고자 한다.

저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밀턴, 칸트, 멜빌, 헤세 등과 같은 수많은 사상가들로부터 공동체에 대한 의무로서 삶을 지켜내야 하는 신념을 발견한다. 이와 함께 저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죽은 이가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타인의 자살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지연된 살인’이라는 관점이다. “최고의 자살 예측 인자 중 하나는 그 사람이 아는 사람 중 자살한 사람이 있는지 여부”라는 명제는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중요하게 연구하고 분석한 것 중의 하나다. 


저자는 지역사회에서의 자살 소식, 자살자의 유조에게 전해진 유품, 가족 구성원의 자살, 유명인의 자살, 미디어를 통한 자살 보도, TV나 소설 등을 통해 접하는 허구적 이야기 등을 통해서도 자살이 전염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자살을 전염병에 비유한다.

저자에 따르면 역사적으로든 현재로서든 항상 살해당하는 사람보다 자살하는 사람이 더 많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익사, 화재, 산후 출혈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자살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 15세부터 44세까지의 전 세계 남녀 모두 전쟁으로 죽는 사람보다 자살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 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이며 유명인의 자살이 많은 한국 사회에 더 의미심장한 저서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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