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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조현아 ‘무늬만 사퇴’…고객 퍼스트 생각지 않은 월권
대한항공 등기이사 및 부사장직 그대로 유지 ‘말뿐인 징계’…진정성 없는 후속조치로 반감만 확산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한항공 내 모든 보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월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땅콩 리턴’ 사건을 계기로 반(反)재벌 정서가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논란이 증폭된 밑바탕에는 재벌가 ‘로열패밀리’의 ‘갑(甲)질’이 깔려있다.

조 부사장은 동승하고 있던 승객 250명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서비스 매뉴얼 숙지가 미숙했던 사무장을 내리게 하라며 항공법 위반 소지가 있는 램프리턴을 감행했다. 예상치 못한 출발 지연 및 후진에 승객들이 당황했을텐데 기내 안내방송 한 번 없었다는 점에서 문제점은 훨씬 명확해진다. 서비스 매뉴얼은 고객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서인데, 이를 위반했다고 지적하면서 정작 본인은 고객들을 안중에 두지 않았던 셈이다.

여론이 악화된 이후 대한항공과 조 부사장의 후속조치 역시 진정성을 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반감만 확대시키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 8일저녁 입장을 표명할때 사건 당사자인 조 부사장은 실무 담당자 뒤에 숨어 직접 사과에 나서지 않았다. 또 대부분을 ‘서비스 매뉴얼 숙지가 미숙한 사무장을 조 부사장이 책임자로서 질책한 것은 당연하다’는 등의 논리로 합리화하는데 급급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마치고 귀국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 부사장의 대한항공 내 모든 보직 사퇴를 받아들이며 해결에 나서는 듯 했지만, 대한항공 등기이사 및 부사장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ㆍ왕산레저개발ㆍ한진관광 대표이사를 유지해 사실상 말뿐인 징계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제가 커져 잠시 물러나지만 언제든 업무에 복귀할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관심은 조 부사장에 대한 사법 처리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조 부사장이 회항조치한 것이 항공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관련 항공기에 탑승했던 기장과 승무원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 부사장도 이번 주중 직접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역시 조 부사장을 항공법 위반 및 업무 방해 등으로 고발해 조 부사장은 행정ㆍ사법적 심판을 비켜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지금껏 진정성 있는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애써 외면해왔던 조 부사장이 향후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 관심이 집중된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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