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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와 실망 사이… 냉·온탕 오간 재건축
‘9·1 대책’ 시행 100일…강남권 부동산 시장 살펴보니
거래 일시 회복…10월 들어 급랭
조합장 뇌물사건도 악재로 작용
급매물만 간간이 거래…가격 뚝



9ㆍ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지 9일로 100일을 맞았지만, 부동산 시장엔 짙은 회색빛이 깔려 있다. 특히 재건축 단지의 대명사로 꼽히는 강남권의 일부 아파트는 정부 대책에 탄력받아 매매가 호조를 보였으나, 10월 중순 이후로 급격히 분위기가 냉각된 모습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7ㆍ24 대책에 이어 9ㆍ1 대책까지 나온다는 이야기가 퍼진 8월 중순 이후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10월부터 매수세가 눈에 띄게 떨어져 나갔다. 재건축 조합장이 정비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 단지는 사업시행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현장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76㎡은 9월 11억6000만원 수준이던 거래가는 11월엔 11억3000만원으로 내려갔다. 12월 들어서는 다시 5000만원 가량 빠져 10억8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결국 9월 이후로 8000만원 가량 하락해, 9ㆍ1 대책이 나오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셈이다. 집주인들과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 “시간이 거꾸로 간 것 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매매 거래건수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박준 잠실박사공인 대표는 “9ㆍ1 대책 이전까지 달마다 4~5건 수준이던 거래량이 9월에 19건으로 크게 뛰었다”며 “하지만 10월과 11월엔 각각 5건, 3건으로 쪼그라들었고 이달 들어선 거래 실적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5930가구)의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1단지 전용 50㎡은 9월에 6억원에 거래가 됐다. 지금은 5억7000만~5억7500만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9월 고점에 비해 평균 2000만~4000만원 정도 떨어졌다고 전한다. 


거래는 가격을 크게 낮춰 내놓은 급매물 위주로만 되는 실정이다. 12월에 거래된 3건도 모두 1500만~2000만원 정도 가격을 낮춘 매물들이었다. 이 단지는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둔촌동 대신공인 대표는 “10월 말에 사업시행인가 총회를 마쳤던 터라 전반적으로 기대감이 퍼져 있어서 호가를 낮춰 내놓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가격을 훅 떨어뜨린 급매물이 주로 팔리긴 하는데 급매물 거래가 지속적으로 된다면 전반적인 시세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도 10월부터 매수세가 줄고 급매물만 간간히 거래되고 있다. 8월 말부터 9월까진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이 살아나리란 기대감이 반영되며 매매가가 오름세를 타며 시세도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지금은 4000만~5000만원 정도 오히려 떨어진 상태다.

개포동 태양공인 대표는 “12월 접어들어서 가격을 낮춰서 내놓은 물건 3건 정도만 거래됐다”며 “급매물이 아니면 매수자들이 붙질 않아서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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