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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Y, ‘삼성號’에 과감히 메스…성과중심 인사 통해 위기 탈출 의지
- 메모리사업부 대거 승진 통해 힘 실어주고

- 임원 감축 IM 부문은 사실상 ‘비상경영체제’



[헤럴드경제=신상윤ㆍ최정호 기자]올해 삼성그룹 임원 인사의 특징은 경영성과에 따른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철저한 적용에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스마트폰의 실적 악화가 삼성전자는 물론 부품 계열사로 파급되면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지자 과감하게 성과 중심 인사로 위기 탈출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그룹과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자가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특히 부진한 실적을 올린 스마트폰 담당 무선사업부에서는 임원 승진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임원을 지난해보다 25~30% 가량 줄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무선사업부의 몸집도 3~4년 전 수준으로 대폭 감량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세계 1위’를 유지하며 무너져 가던 삼성전자의 실적을 떠받쳤던 메모리사업부는 승진자가 22명(재작년 14명ㆍ작년 20명)이나 됐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주력엔진 메모리반도체 ’힘 실어주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대거 승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30년 넘게 삼성전자가 1위를 달려온 분야다. 메모리반도체가 주축이 된 DS(부품)부문의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IM부문의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2011년 2분기 이후 3년여 만이다. 이번에 연차보다 2년 먼저 승진한 신유균 전무는 플래시 메모리 개발 전문가로 V낸드플래시 개발을 주도한 점을 인정받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 증가에 따른 데이터 센터 업체들의 서버 확장,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사용 증가 등의 요인으로 계속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B2B(기업 간 거래)ㆍSW(소프트웨어) 등 삼성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분야에 대해서도 혁혁한 성과를 거둔 인사에 대한 발탄 인사를 통해 이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했다.

연차보다 2년 먼저 승진한 김두일 삼성전자 상무는 SW 개발 전문가로, 모바일ㆍ웨어러블용 타이젠 플랫폼을 개발, TV 등 다른 제품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 삼성이 골을 들이고 있는 IoT(사물인터넷) 분야 인사다. 스마트폰 탓에 역시 실적이 좋지 않았던 삼성전기에서도 ‘대발탁 인사’가 나왔다. 역시 2년 먼저 승진한 김무용 삼성전기 상무는 부품 영업 전문가다. 향후 삼성이 가야할 방향이 B2B 등 부품에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임원 감축 삼성전자 IM부문, 사실상 비상경영체제= IM부문에 대한 ‘수술’에 대해 업계에서는 IM 부문이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5명의 무선사업부 내 사장 중 3명이 퇴진하고, 또 200명을 웃돌던 임원 역시 이번 인사를 통해 최소 50명 가까이 자리를 비웠다. 스마트폰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성공으로 최근 3년간 30% 이상 불어난 무선사업부 몸집을 이전 수준으로 단숨에 줄인 셈이다.

IT(정보통신) 업계 관계자는 “앞서 스마트폰 라인업을 기존 고가 플래그십과 중저가 A 시리즈로 단순화하기로 한 것에 맞춰, 조직 특히 헤트쿼터의 몸집도 줄인 셈”이라며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 그리고 날로 치열해지는 가격 경쟁이라는 시장 상황에 따른 필연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무선사업부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북미와 태국 지사에서 임원 승진자가 나온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데이빗스틸 북미지역본부 전무를 부사장으로, 태국법인 위차이 VP를 상무로, 또 방갈로르연구소 알록나스테 SVP를 상부로 승진시켰다. 이들은 각각 미국과 태국에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약진에 큰 역활을 담당하거나, 또는 30건이 넘는 차세대 통신 특허를 따낸 인물들이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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