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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러 거쳐 들어온 北 유연탄, 남북교역 뚫는 물꼬로
북한의 나진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시베리아산 유연탄 4만5000t의 하역작업이 1일 포항 포스코 전용항에서 개시됐다. 이번에 들여온 유연탄은 러시아 하산에서 생산해 북한의 나진항까지 54km를 철도로 운반했으며 여기서 다시 중국 화물선에 실어 포항까지 가져왔다. 이른바 남ㆍ북ㆍ러 3자 물류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첫 시범사업이 순조롭게 출발한 것이다. 이 사업의 규모는 석탄 대금과 운송비를 합해 불과 400만 달러 정도에 지나지 않는 거래다. 그것도 남북간 직거래가 아니라 러시아를 통한 간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럼에도 남북 경협이 현재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꽉 막혀 있는 상황에서 진행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 

사후 평가를 거쳐 본계약 체결로 이어질 경우 나진-포항간 석탄 수송이 북한 선박 등에 의해 정례화될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북한 선적 화물선이 직접 석탄을 싣고 포항으로 내려오는 등 이 사업을 통해 천안함 사태로 취해진 5ㆍ24조치가 점차 풀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남북경협의 또 하나 새로운 모델로 정착될 수도 있음은 물론이다. 이는 꼬여가는 남북간 정치적 불신을 단절하고 화해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희망적이다. 정부 당국이 이 사업을  5ㆍ24조치의 예외로 간주해온 것은 이같은 영향과 효과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북간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한 것이다. 개성공단은 길이 열리면 사람과 물자가 오가고 이로인해 자연스럽게 화해협력무드가 조성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정부의 사업 점검단이 현지를 방문, 시범 운송과정을 점검했을 때 북한과 러시아가 상당히 협조적이었다는 점도 맥을 함께 한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이후 줄곧 나진ㆍ선봉 경제특구에 공을 들이고 외자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담할 뿐 의도대로 되는 게 없는 처지다. 러시아 역시 유가하락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정치적 고립 탈피를 위해 동북아 협력모델 추진에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업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사업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추진에 속도를 낼만한 적절한 타이밍이다.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을 거쳐 러시아, 중국, 유럽을 연결하는 이 사업이야말로 장기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유리한 수출 여건을 조성하는 필수 프로젝트다. 이를 십분활용해 남북은 물론 러시아와의 양보와 타협정신을 발휘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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