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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삼성-한화 빅딜, 한국경제 체질개선 신호탄으로
삼성과 한화 그룹의 4개 계열사 빅딜은 신선한 충격이다. 낮 잠에 빠진 산업경제계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한 방 강하게 먹은 꼴이 됐다.특히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역량 집중이 최우선이며 이를 위해선 비주력 계열사는 언제든 과감히 정리할 수 있다는 선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동안 재계 빅딜은 경기침체와 문어발식 확장 등으로 그룹 전체가 어려워지면 마지못해 떼어서 사고 파는 게 관례였다. 현재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동부그룹이 현대자동차와 벌이는 인수합병, 현대그룹의 계열사 매각, 포스코, KT 등의 구조조정이 대표적 사례다. 심지어 그룹 내부에서 사업부를 뗐다 붙였다 하는 소극적 구조조정을 벌여온 게 재계의 생리였다. 삼성과 한화의 이번 빅딜은 기존의 유형을 완전히 뒤집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비주력 기업의 매각은 문어발식 경영 폐해가 드러나 짐이 되는 시점에서, 그것도 수동적이 아니라 잘 나갈때 자발적으로 사고 팔았다는 점이다.

삼성은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분야 4개 계열사를 한화에 매각함에 따라 핵심사업분야인 전기전자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전자 선두업체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가고 초일류기업으로 재탄생하기위해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시 짠 것이다. 한화그룹 역시 이번 딜로 방산 부문 매출이 2조6000억원대에 달해 국내 1위 자리에 우뚝 올라서게 됐다. 방산의 원조인 한국화약을 모체로 한 그룹 위상이 한층 강화됨은 물론이다. 화학부문에서도 정유와 석유화학까지 일관공정체제를 갖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삼성과 한화 두 그룹의 빅딜이 한국 기업사에 선택과 집중의 표상이란 평가를 할 수 있는 이유다.

글로벌시장의 인수합병은 상호 이해에 따라 잔인할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 GE는 발전설비와 헬스케어에 집중하기 위해 100년 전통의 가전사업, 산업재 부문을 정리했다. IBM 역시 PC사업을 넘겼고 구글은 휴대전화 제조를 위해 인수했던 모토로라를 매각했다. 애플의 자회사는 오직 하나 뿐이다. 선단식 경영에 빠져 있는 우리 기업이 어느 순간 ‘퍼팩트 스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단순 엄포가 아니다. 한 눈 팔면 몰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는 게 냉혹한 현실이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려면 사업 구조가 더 단순해져야 한다. 정부도 전문화 집단으로 계열 특화를 해 나갈수 있도록 인수합병, 노동, 세제 등의 분야에서 집중 지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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