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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사회공헌도 ‘개성시대’
[헤럴드경제= 산업부]올해도 어김없이 사랑의 열매 온도탑에 불이 켜졌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의 기부를 시작으로, 온도계 눈금도 100도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

매년 연말에 빠지지 않는 뉴스 중 하나가 기업들의 성금 기부 소식이다. 수백억을 경쟁적으로 쾌척하는 대기업부터, 전 직원이 급여 봉투에서 1000원 미만 동전을 모아 만든 돈을 모금함에 넣은 중소기업까지, 기업들의 성금은 우리나라 사회봉사 활동의 큰 축이다. 이들 크고작은 기업들이 모은 돈은 전체 사랑의 열매 온도탑의 70%를 차지한다.

기업의 성금 기부는 연말에만 반짝하는 이벤트가 결코 아니다. 지난해 국내 기업 234곳이 사회공헌을 위해 지출한 금액만 2조8114억원에 달한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3067억 대비 9배 늘어난 수치다. 주가가 폭락해도 1억달러의 기부금만큼은 아끼지 않는 GE, 글로벌 기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회장 이야기가 더 이상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닌 시대다.

이처럼 늘어난 기업의 기부와 사회봉사 활동은 이제 각 그룹과 기업마다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LG그룹은 ‘젊은 꿈을 키우는 사랑 LG’라는 사회공헌 슬로건처럼 아동에서 대학생까지 단계별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마치 국가가 국민들에게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지듯이, 아동을 위한 어린이집부터 대학생을 위한 글로벌 문화 연수까지 각 단계별로 맞춤형으로 장기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SK그룹의 사회공헌도 마찬가지다. “물고기를 가져다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야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단순한 기부는 그냥 배고픈 이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최태원 회장의 말 그대로 SK그룹은 다양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산은 ‘인재의 성장과 자립’을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 임직원의 재능 기부로 청소년들에게 긍정적 세계관을 심어주는 ‘시간여행자’, 지역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지원, 그리고 바다건너 중국에 ‘희망소학교’까지 ‘미래 인재 양성’을 향한다.

기업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사회봉사의 트렌드다. 삼성그룹은 ‘다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임직원들의 참여와 나눔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을 주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화합하며, 봉사활동의 실천으로 인간애를 구현한다. 그러다보니 사내 곳곳에 등산ㆍ자전거 보다도 많은 자원봉사 동호회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올해 9월말 기준 삼성그룹 30여개 계열사에는 사내 변호사 모임부터 호텔신라 피트니스 강사들의 모임까지 112개 자원봉사센터와 4226개의 자원봉사팀이 활동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직원 한명한명의 작은 힘을 모아, 큰 도움을 만드는게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2011년부터 임원들이 앞장서 급여의 1%를 기부하는 ‘1% 나눔운동’은 이제 신입사원도 동참하는 그룹의 문화가 됐다. 이렇게 모은 돈만 지난 3년 간 85억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도 전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급여의 일부를 기부하는 이른바 ‘급여 우수리 활동’을 2010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핵심 사업과 연계한 나눔도 유행이다. 현대차는 자동차 회사라는 특성을 살려 ‘움직이는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교통 약자를 위한 이지무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세이프 무브 등 4대 무브(move)를 추구한다.

작물보호제와 비료, 상토, 종자, 동물약품 등 농촌과 농업 필수품을 만드는 동부팜한농의 사회공헌 활동은 농촌과 농민을 향한다. 도별로 9개의 ‘농민사랑 봉사단’을 구성해 폐비닐 수거, 농수로 정비, 농번기 일손돕기에 앞장선다. 1988년부터는 자체 ‘농민대학’을 설립, 과학 영농과 첨단 마케팅 기법을 아낌없이 전수하고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공헌도 이제 개성시대”라며 “그만큼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이 보여주기 이벤트가 아닌 자연스러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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