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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박영상> 사회 지도층의 일탈행위
국회의장을 지낸 분, 검찰총장을 역임한 사람이 골프장에서 추태를 벌여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 검찰 지청장이 큰 길에서 추잡한 짓을 해서 자리에서 물러났는가 하면 법무부 차관 출신의 인사는 성 접대를 받은 일로 불명예 퇴진한 일도 일어났었다. 이뿐이 아니다. 대학 교수가 제자나 인턴을 건드리고 군대에서는 상관이 하급자를 희롱한 일이 연이어 일어났다.

높은 자리에 계시거나 계셨던 분들이 얼굴이 화끈거리는 짓을 해서 회자되기도 한다. 계속되는 볼썽사나운 일들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주로 사회병리 현상의 하나로 치부하거나 남성 우월 사상의 잔재로 설명하고 있다. 높아진 여성의 성 의식 등 사회 환경의 변화도 한 변수로 제시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이고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드(1856-1939)의 무의식 이론이 생각난다. 프로이드는 ‘꿈의 분석’등을 통해 밝고 투명한 인간의 의식은 어둡고 충동적인 무의식의 바다에 떠 있는 조그만 부분으로 보았다. 무의식(의식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이라는 정체불명의 실체가 개인 안에 도사리고 있으면서 돌발적인 행동을 촉발한다는 것이다.

프로이드는 이 과정을 자아의 성장단계로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으나 간추리면 인간의 모든 행동, 생각, 감정은 신체적 긴장상태에서 야기되는 (성적) 본능과 공격적인 성향에 의해서 결정되고 사회화된다는 것이다. 무의식은 평상시에는 의식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쌓여 가지만(콤플렉스) 어느 순간 터져 이상한 행동(히스테리)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프로이드의 분석이다.

인간이 모든 것을 상식적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사람은 비단 프로이드 뿐만 아니다. 니체도 아폴론적인 인간(형식, 균형, 질서)과 디오니소스적인 인간(야성, 황홀, 술)으로 나누어 이성과 감성이 뒤섞여 있는 인간관을 피력하기도 했다. 다만 감성이 지배하는 일탈 행위가 일어나는 일은 이성이 감성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은 프로이드와 흡사하다.

이성이 감성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면 연륜이나 지위를 막론하고 인간은 탈선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일탈행위는 개인의 실수로 치부할 수 있다. 다만 실수를 저지른 후 뒤처리가 더 중요하다. 구차한 변명을 하거나 시간 끌기로 어물쩍 넘어가기 보다는 실수를 깨끗하게 인정하는 것이 감성을 조절할 수 있는 이성의 능력을 기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 지위에 걸 맞는 문제 해결 방법이기도 하다.

늘그막에 망신을 당하고 있는 인사들을 보면서 조금 더 자신에 대한 담금질을 하고 신독(愼獨)의 처신을 했더라면 이런 창피는 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 통념도 바뀌었고 성 문화의 기준도 변했으며 여성들의 권리 의식도 예민해 졌다. 과거의 행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과거처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도, 되풀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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