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ㆍ김윤희 기자］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을 벌이고 있는 최창원<사진> SK케미칼 부회장이 직계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이는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킨 효과도 있어 사실상 지주체제 전환과 이를 통한 SK그룹에서의 계열분리를 준비하는 행보로 해석돼 관심이다.

SK케미칼은 20일 최 부회장이 시간외매매를 통해 62만3000주를 추가로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최 부회장의 지분률(보통주기준)은 10.18%에서 13.17%로 높아지게 된다. 그런데 얼핏 2.99%포인트의 지분률 상승으로 보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분 취득 대금마련을 위해 최 부회장은 SK가스 보유지분 전량인 53만3280주(6.1%)를 매도했다. SK가스의 최대주주는 SK케미칼로 지분율이 45.54%에 달한다. SK케미칼을 통해 SK가스를 지배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셈이 된다. SK케미칼은 SK신텍, SK유화 등도 이미 지배하고 있다.

SK케미칼은 발행주식의 15.53%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지분변동으로 최 부회장과 자사주의 합은 30%에 육박하게 됐다. SK케미칼을 지주사와 사업사로 인적분할하면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보유한도를 넉넉히 채울 수 있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에서 출발해 2011년 SK가스를, 올 해는 자회사인 SK가스와 SK신텍을 통해 SK D&D와 SK유화를 SK그룹 내부에서 각각 인수했다. 또 최근에는 동부발진당진 인수와과 대규모 해외합작 등도 잇따라 성사시켰다.

현재 최 부회장의 SK케미칼 계열회사들과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과의 지분상 연결고리는 거의 다 끊어진 상황이다. SK건설 정도가 SK㈜와 SK케미칼이 각각 1,2대 주주로써 연관이 깊다. 따라서 SK건설에 대한 지분정리가 이뤄지고, SK가스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SK케미칼로 이전하는 작업만 진행한다면 지주전환과 계열분리가 모두 가능해진다.

다만 SK케미칼 측은 최 부회장의 지분 매입을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육성하려는 최대주주로서의 의지가 반영됐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PPS(고온에서도 견디는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 백신 등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며 “최대 주주의 지분 매입은 SK케미칼이 추진하고 있는 신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사업이 지닌 비전과 가치를 재평가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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