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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체험, 넌 어디까지 해봤니?
영화서 게임까지…HMD 가상체험 영역전쟁
영화 ‘인터스텔라’ 생생체험
학생들 의료실습 시뮬레이션…
軍전차에 기술접목 시야확보 등
산업 활용분야 무궁무진

“미래 시장은 콘텐츠가 좌우”
삼성·오큘러스 개발 독려



#1 해변가의 야외 극장. 관객들은 펭귄이다. 몸을 한바퀴 돌려 보니 아름다운 풍경이 보인다. 앉거나 서서 영화를 즐길수도, 바다의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다. 갑갑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마다 방문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다.

#2 총알과 미사일이 쏟아지는 적진 한 가운데. 바닥은 어제 내린 비로 촉촉히 젖어있다. 아스팔트의 질감은 손으로 만지면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다. 밖의 현실과 다른 또다른 현실에 공포감은 더욱 커졌다. 서있는 그 곳이 바로 미래의 전장이었다. 



‘삼성전자 기어VR(Virtual Reality)’과 ‘오큘러스 VR’은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ead-Mounted Displayㆍ이하 HMD)다. 360도를 볼 수 있는 3D 영상과 현실감 넘치는 사운드로 사용자가 직접 영상 속 공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하는 가상체험 기기다. 3D 게이밍을 위해 디자인됐지만, 현재 가상현실 체험과 영화 등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오큘러스VR 서동일 한국지사장은 “VR은 체험을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HMD를 써보지 않고서는 그 공간감과 현실감을 논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완벽한 가상현실을 위한 VR은 컴퓨터 성능과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모션 인식 속도가 늦어 시각과 청각의 불일치로 멀미를 유발하던 것도 이제 옛날 이야기다. 오큘러스 DK2의 해상도는 1920x1080, 삼성전자 기어VR은 쿼드HD(2560x1440)를 지원한다. 선명한 화질은 더욱 생생한 가상현실을 가능하게 하는 콘텐츠의 밑거름이다. 기존보다 시야각도 더 넓어져 실제 사람이 눈이 보는 것에 가까워졌다. 사용자가 가상의 ‘바로 그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더 확실해졌다는 의미다.


▶콘텐츠 개발은 현재진행형=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 2014’에서 마블, 태양의 서커스, 드림웍스, 하모닉스 뮤직 등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와의 기능성을 발표했다. 또 쉐어 오큘러스 사이트에 등록된 콘텐츠 갯수도 현재 300개가 넘는다. 가상현실 체험과 게임, 테크데모 등 수 많은 콘텐츠 개발이 현재진행형이다. 향후 VR이 무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다.

삼성전자와 오큘러스가 개발자들을 독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 지사장은 “콘텐츠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향후 시장성의 과제”라며 “모바일 게임 시장이 콘텐츠 시장과 함께 성장했듯, VR도 결국 콘텐츠가 시장성을 더욱 넓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디바이스의 발전이 신체라면 콘텐츠는 영혼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북미법인 닉 디카를로 상무는 “앞으로 가상현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많은 개발자, 파트너들과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큘러스 VR은 상용화에 맞춰 특화된 온라인 스토어를 공개할 예정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콘텐츠생태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스토어는 오큘러스와 기어VR이 연동돼 ‘오큘러스 홈’, ‘오큘러스 스토어’, ‘오큘러스 시네마’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양한 산업에서의 활용= 최근 용산CGV에선 할리우드 영화 ‘인터스텔라’의 무중력 체험을 VR로 진행하는 행사가 열렸다.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은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가상공간을 보여주는 오큘러스 VR로 무한한 우주공간을 유영하는 경험을 했다. VR이 가상현실 체험 뿐만 아니라 영화라는 콘텐츠의 특화된 하나의 분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대목이다.

VR의 영토는 끝이 없다. 게임ㆍ영화를 넘어 의료, 군용장비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할 수 있다. 오큘러스 VR 측은 현재 ‘VR시네마 데모팀’을 결성해 자체 VR영화 콘텐츠를 제작 중이며, 미국 할리우드에선 VR영화 촬영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게임 분야에서도 평면적인 모니터에서 벗어나 체험 위주의 콘텐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첨단의료 분야에서도 VR의 활약이 기대된다. 실제 최근 일본 도쿄대 생산기술연구소는 3D 프린터와 오큘러스 VR을 이용한 예측 의료 시뮬레이션 실험을 공개했다. 의료 영상을 그대로 형상화 해 실험 구조물을 조정하는 형태로, 학생들의 이론 학습이나 실습용으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노르웨이 군은 전차에 VR 기술을 도입했다. 전차 주변을 실제 조종사가 둘러볼 수 있도록 설계해 시야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특징이다. 이 기술은 오큘러스 VR을 활용하는 메이킹뷰 사가 개발한 것으로 360도 카메라 시스템을 전차에 탑재해 시야를 극복한 사례다. 구면 렌즈를 사용해 VR과 연동되는 기술은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로봇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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