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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31년만에 동성애자 헌혈 허용 논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미국에서 31년만에 동성애자들에 대한 헌혈을 허용 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남성 동성애자의 혈액이 에이즈(HIV/AIDSㆍ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며 헌혈을 전면 금지한 미국의 법안이 개정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개정 찬성론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으로 미국 전역이 공포에 빠진 상황에서 에이즈 등 치명적인 질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 동성애자들의 헌혈을 계속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gayblooddrive.com]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보건복지부(HHS) 정책자문단은 과거 1년 간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하지 않은 남성 동성애자에게 헌혈을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찬성 16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HHS 자문단은 지난 2010년 표결에선 찬성 6표, 반대 9표로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을 전면 금지한 현행 법안을 유지해야 한다고 결정했으나 4년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책자문단은 다음달 2일 회의에서 이 권고안의 내용을 토의하게 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1983년 수혈을 통한 에이즈 전염 가능성을 우려해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 남성의 헌혈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이로 인해 1977년 이후 한 번이라도 남성과 성관계를 한 적이 있는 모든 남성은 헌혈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HHS와 FDA 정책자문단의 이 같은 움직임으로 남성 동성ㆍ양성애자들이 헌혈에 한 발짝 다가가게 됐다. FDA가 자문단의 권고안을 수용할지 여부와 상관없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최근 남성 동성애자의 혈액이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자문단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실제 FDA에 따르면 수혈로 에이즈가 전염될 위험성은 200만분의 1로 극히 낮다.

또 헌혈 금지를 풀면 연간 36만명의 남성 동성애자들이 61만5300파인트의 혈액을 제공, 수혈이 필요한 환자 180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여 개정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적십자사 같은 단체들도 이런 장점을 들어 동성애자 헌혈 금지법 폐지를 주장해왔다.

여기에 영국, 호주, 캐나다 등 다른 서방 선진국들도 잇달아 남성 동성애자가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뒤 1~5년 이후 헌혈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이 같은 가능성을 밝힌다.

미국 최대 혈액원인 뉴욕혈액원의 데브라 케슬러 특별헌혈자서비스 소장은 “1년의 기간이면 에이즈 감염 여부를 파악해 혈액의 안전성을 따져볼 수 있다”면서 “혈액원들도 1년 유예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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