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러軍, 우크라 국경 재침투…전면전 재개 우려에 안보리 소집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침략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 침략과 동시에 러시아가 장거리 전략폭격기의 북미지역 해상순찰비행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우크라 동부지역에서 전면전 재발 가능성이 우려됨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소집, 대책마련에 나섰다.

▶러軍, 우크라 국경 넘었다…전투준비태세=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총사령관 필립 브리드러브 장군은 “한 무리의 러시아 장비를 목격했으며 주로 러시아 전차, 화포, 방공무기, 러시아 병사들이 우크라이나에 들어왔다”고 주장했으며 나토가 이를 확인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여러 외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리드러브 장군은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에 구멍이 생겼다면서 “군, 자금, 지원, 구호품, 무기 등이 국경을 통해 오간다”며 “이는 좋은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북대서양에 나타난 Tu-95와 이를 요격하기 위해 출격한 영국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사진=위키피디아]

그는 지난 11일 러시아 정부가 전술핵무기를 전개할 수 있는 군 병력을 크림반도에 이동시켰다고 밝힌바 있어 휴전 2개월 만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다시 긴장상황으로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역시 지난 8일과 9일 부대마크가 없는 다연장로켓포, 122㎜ 견인포 등 군용차량 수십대와 T-72, T-64 전차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러시아군의 국경침투를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나토 군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국경 인근에 배치돼 즉각 출동할 수 있는 러시아군은 총 8개대대 6400명이다.

반군의 공세에 스테판 폴토락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12일 동부지역 친러 분리주의 세력의 새로운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군 전투준비태세와 재투입을 명령했다.

▶러시아, 전략폭격기 멕시코만ㆍ동태평양 보낸다=12일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이날 이같은 해상정찰 계획을 밝혀 그동안 러시아의 ‘도발적인’ 유럽영공 침입을 비난했던 나토 회원국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러시아 국영 이타르타스통신에 러시아연방 국경과 북극해를 따라 이뤄지는 이같은 항공기 순찰활동이 장거리 작전을 위한 훈련의 하나로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은 “현 상황에서 러시아는 대서양 서부, 태평양 동부, 카리브해와 멕시코만에 대한 군 주둔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는 지난 10일 유럽 영공을 급습하고 있는 러시아 전투기와 장거리 폭격기 편대가 더욱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고 있으며 항로 선택에 있어 평소보다 더 ‘도발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냉전시대 산물이었던 전략폭격기의 순찰비행은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 이후 사라졌으나 지난 2007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부활시켰다.

전략폭격기는 전략폭격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그리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함께 3대 전략핵무기로 꼽히기도 한다. 전투기보다 더 긴 항속거리를 이용해 핵무기를 투발할 수 있고 순항미사일을 이용, 장거리 핵 공격을 감행할 수 있어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러시아가 운용하는 주요 전략폭격기는 투폴레프(Tu)-95로 속도는 920㎞/h로 느리지만 항속거리가 1만5000㎞에 이른다.


▶우크라 전면전 재발위기에 안보리 긴급회의=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동부지역 친(親)러시아 반군간 전면전 재발 가능성이 우려됨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또다시 긴급회의를 소집, 대책마련에 나섰다.

유엔 안보리는 12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26번째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 소집을 요청한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러시아가 평화를 얘기하면서도 전쟁 재발을 계속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젠스 안데르스 토이버그-프란젠 유엔 사무차장보는 “우리는 (우크라이나군과 반군간) 전면전 재발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가세했다.

이어 “현재 양측간에 진행되는 간헐적이고 낮은 수준의 전투가 앞으로 수개월 지속되거나 양측간 전쟁이 재발하면 수년 또는 수십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회의는 필립 브리드러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사령관 겸 유럽주둔 미군사령관이 이날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 무기와 병력이 우크라이나 반군지역에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한지 수시간만에 소집됐다.

▶푸틴이 ‘재진격’ 할 수 있는 4가지 이유=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침투에 대해 시종일관 부인하고 있으나 나토와 군 전문가들은 지난 여름에도 1000명의 병력과 전투장비 등이 들어와 철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이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며 러시아 개입의 정치적ㆍ실질적 이유 4가지를 들었다.

지난달 26일 치러진 우크라이나 총선은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등이 불참해 반쪽짜리 선거가 됐다. 친서방 정당은 선거 승리를 선언했으나 실제로 친러세력으로부터는 10%의 지지도 받지 못했다.

요에르그 포르브리그 저먼마셜펀드 프로그램 디렉터는 “우크라이나를 제 궤도에 두려는 러시아 정부의 면전에서 손뼉을 치게 만드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기반을 약화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친러 반군의 세력이 약했던 것도 실질적인 문제였다. 도네츠크와 루간스크를 점거하고 있으나 주요 시설물인 도네츠크 공항은 정부군의 손에 있었다. 항구도시인 마리우폴도 함락시키지 못했다. 러시아는 군사적 실체를 통해 반군을 지원하고 지역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

지난 3월 합병한 크림지역도 러시아로선 고민거리다. 크림은 러시아와 육로로 연결돼있지 않은 까닭에 물자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실상 섬이나 마찬가지다. 보급선 개척을 위해선 마리우폴 등도 추가로 손에 넣어야 한다. 모스크바 정치기술센터의 이고르 부닌은 “푸틴이 무력으로 통로를 뚫으려 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또한 반군 움직임에 대해 푸틴이 영향력을 키우고자 하고 있어 러시아가 동부지역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