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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가들‘사자본능’…숨죽이고 한 놈만 노린다
자산가들 현금 쌓고 단기상품만 투자
MMF 잔고 5년만에 100조원 돌파
현대차·현대重등 낙폭과대주에 관심


자산가들의 움직임이 ‘동물의 왕’ 사자를 닮아가고 있다. 작은 먹이에 집착하지 않고 힘을 비축한 채 때를 기다리다 확실한 먹잇감이 생기면 재빠르게 달려드는 사자처럼, 1% 안팎의 수익률에 급급하기보단 현금을 쌓아놓고 수익에 확신이 생기면 과감히 투자한다. 타깃은 낙폭 과대 대형주와 공모주다.

▶갈 곳 없는 돈, 단기 자금시장으로=최근 가장 눈에 띄는 시장의 흐름은 단기 자금 시장의 폭발적인 팽창이다.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이달 초 100조원을 돌파했다. 2009년 8월 이후 5년 만이다. 지난달 10조원이 몰려든 뒤 이달에도 8조원 가량이 몰렸다. 기업들이 MMF를 자금 보관용으로 쓰면서 월초 잔고가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라 해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지난해말 41조원에서 지난달말 44조원으로 늘었다.

시장에선 ‘돈이 갈 곳을 잃었다’는 말이 통용된지 오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선마저 내줄 처지인데다 시중 은행 예금금리 역시 매력을 잃었다. 여기에 오는 29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법’ 개정안 시행을 두고 자산가들이 차명계좌를 정리하고 새 투자처를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것도 뭉칫돈이 시중에 떠도는 이유다.

▶ELS로 수익률 방어, 저PBR주로 초과 수익= 과거 중국투자펀드 같은 ‘대세 상품’이 사라지면서 ‘예금금리 + α’ 상품이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최근엔 이마저도 잠잠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약간의 ‘콩고물’을 얻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아깝다는 것이다.

대신 기본적인 수익률 방어를 위해 선택하는 것이 주가연계증권(ELS)다. 공모 ELS 발행은 지난 6월 이후 매달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가 출렁인 지난달에도 약 7조원 가량의 금액이 발행됐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PB)는 “보수적인 자산가에게 권할 만한 상품은 조기상환 기회를 높인 ELS뿐”이라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자산가들이 잠만 자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나 현대중공업 같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적 저점까지 다다른 대형주를 눈여겨보고 있다. 위험자산을 향해 한 발짝 뗀 것이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그랜드마스터PB(이사)는 “0.1%에 목숨걸기 보단 세금도 없고 빠르게 수익을 볼 수 있는 낙폭과대주 선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7~10% 가량 수익이 나면 곧바로 뺀 뒤 다시 CMA에 넣고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에 이어 제일모직 공모주 투자도 자산가들에겐 기회다. 특히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할 기업이란 점에서 공모주 배정만 받으면 장기 투자처로 손색이 없다는 판단이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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